‘페이스리프트=가격 인상’ 공식 깨졌다… 달라진 신차 전략
내수 부진·환율 불안에 판매 방어
중국 전기차 가성비 공세 영향도

“새 차가 나왔는데 가격이 그대로다?” 상식과 어긋나는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신차 가격 책정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상품성을 높이면서도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성능, 디자인, 편의사양을 개선한 뒤 가격을 올리던 관행과는 다른 양상이다. 내수부진, 소비심리 위축, 중국의 가성비 공략이라는 녹록잖은 환경에서 완성차업계가 판매 방어와 소비자 체감 부담 완화로 전략 수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출시된 수입차 부분 변경 모델들은 대부분 이전 모델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며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달 일본 혼다가 선보인 뉴 CR-V 하이브리드 2026년형은 2WD 5280만원, 4WD 5580만원으로 책정됐다. 직전 모델과 비교하면 2WD는 40만원 올랐지만, 4WD는 10만원 낮아졌다. 사실상 가격 동결인 셈이다.

독일 폭스바겐의 골프 8세대는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도 가격을 유지했다. 상품성을 개선했음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은 내수 부진과 환율 변동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외부 환경을 고려한 방어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폴스타4의 2026년형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동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분 변경 모델은 가격 인상의 명분을 내세우기보다는 판매 방어를 위한 상품성 보완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중국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세도 가격 동결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존재감을 키우면서 중위권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는 지난달 수입차 월간 판매 순위 5위에 올랐고,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9위를 기록했다.
볼보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90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11.2인치 신형 디스플레이와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적용했으나 가격 인상 폭은 100만~340만원 수준에 그쳤다.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에도 인상 폭을 제한한 것이다. 국산차 역시 인상 기조가 완화됐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6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6’를 가장 낮은 트림 기준 4856만원, 롱레인지 AWD 모델은 622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 모델 대비 100만원대 중반 선에서 인상됐다.
내년에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둔 일부 국산차는 연말을 맞아 할인 판매에 나섰다. 현대차는 그랜저 일부 트림에 최대 220만원, 싼타페는 최대 2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두 모델은 각각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부분 변경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할인은 부분 변경을 앞둔 모델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가격 동결 기조와 할인 판매가 맞물리면서 소비자 체감 구매 부담은 이전보다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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