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왕 존버킴’, 사기 혐의로 또 피소

조태훈 기자 2025. 12. 2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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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 운영하며 매수 유도 의혹
200명 참여…피해액만 1천억대
기존 범행보다 앞선 시기 ‘주목’

3천400억원대 가상화폐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존버킴' 박모씨가 또 다른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특히 이번 사건이 앞서 드러난 대규모 시세 조작보다 먼저 이뤄진 범행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코인왕'의 사기 행각 전말을 밝혀낼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22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에 거주하는 가상화페 사기 피해자 A씨는 최근 박씨를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2020년 중반 가상자산 프로젝트 관계자 지위를 내세워 가상자산 리딩방을 운영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시세 조정이 가능한 것처럼 속여 특정 가상자산 매수를 반복적으로 유도했다고 한다.

고소인 A씨는 "박씨가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부양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매수 종목과 시점을 공지했고, 투자자들이 이에 따라 매수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후 가격이 오르면 박씨가 보유한 물량을 전량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A씨는 "박씨가 운영한 단체 대화방에 200여명이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부 피해자만 수억 원대 손실을 입은 점을 고려하면 전체 피해 규모가 수백억 원에서 최대 1천억 원대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이번 범행 시점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대규모 가상자산 사기 사건보다 최소 수개월 앞선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당시 편취된 자금이 이후 수천억 원대 시세 조작 범행의 종잣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씨는 피해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23년 말 전남 진도군 귀성항에서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목포해양경찰서에 붙잡혀 구속됐다.

앞서 박씨는 다른 가상자산을 발행·상장한 뒤 허위 공시와 시세 조작으로 수천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뒤, 또 다른 대형 사기 사건으로 다시 구속돼 재판을 받아왔다. 현재 이들 사건은 병합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박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은 "당시 박씨가 해외로 도피하는 등 정황상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아 고소를 미뤄왔다"며 "최근 관련 녹취 자료를 확보하면서 수사기관에 판단을 맡기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박씨는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에도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한 전직 검사의 선거 준비 과정에서 차량 임차 비용이 제3자를 통해 대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자금 흐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