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광장] 대구와 광주가 추구할 오래된 미래

김정렬 대구대 교수·‘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 저자 2025. 12.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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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렬 대구대학교 교수·'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 저자

대구와 광주를 오가며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심의했다. 용역과 직영이라는 평가방식의 차이에도 결과는 비슷했다. 지방공공기관 법제를 통합해 지방공기업처럼 시도 출자·출연기관도 전국단위의 유형별 평가가 필요하다. 지방공공기관 통합과 메가시티 구현이 화두지만 대구경북연구원과 광주전남연구원이 분리된 일은 아쉽다.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건립과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은 고도로 논쟁적이다.

국립공원으로 거듭난 팔공산과 무등산은 지역의 상징이자 숨터이다. 군위나 화순에서 조망하는 산세가 웅장하다. 명산의 너른 품이 키운 팔공산 송이와 무등산 수박이 특산품이다. 견훤과의 전투에서 왕건을 구한 신숭겸을 기리는 유적지와 임진왜란에서 활약한 의병장 김덕령을 기리는 충장사도 닮은꼴이다. 도심을 관통하는 신천과 광주천을 재생해 생태가치를 증진한 일도 모범적이다.

한국의 진짜 지방도시는 경주와 나주를 대체하며 성장했다. 낙동강 사문진과 영산강 구진포 물길은 퇴조했다. 철도가 부설되자 항구인 부산과 목포가 부흥했다. 내륙의 한계를 공항으로 보완했지만 군공항 이전에 휘말렸다. 미사일과 드론에 착안해 전투기 감축과 재배치를 추진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내륙인 애틀랜타나 청두는 공항을 강화해 유망기업을 유치했다. 달빛철도는 화개장터처럼 침체된 내륙도시 간 연계를 촉진할 것이다.

광주와 대구는 고속도로망이 강점이다. 서광주 나들목으로 진입해 확인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양동시장의 존재감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 서문시장을 연상시킨다. 원도심의 폐가는 광역시도 피하기 어렵다는 지방소멸의 여파이다. 1929년 신간회가 후원한 광주학생항일운동처럼 1946년 미군정에 항의한 대구10·1사건이 발생했다. 양림역사문화마을은 대구근대골목처럼 투어를 진행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국립 5·18민주묘지와 더불어 광주민주항쟁의 상징이다. 대구는 1907년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1960년 2·28기념중앙공원을 조성했다.

두 도시는 행정과 교육의 중심지다. 상무대 부지에 시청사를 신축한 광주처럼 대구는 두류정수장 터에 청사를 건립할 예정이다. 중심지 기능이 약화된 충장로와 약령시는 상권이 침체되었다. 동인동 찜갈비와 광주송정역 떡갈비, 따로국밥과 오리탕, 막창과 홍어 등은 향토음식의 대표이다. 블랙투어는 중앙로역 화재와 신천지교회 감염병, 충장로 시위와 전일빌딩 상흔이 알려졌다. 낙동강 페놀과 정수장 응집제 유출은 상수도 사고였다.

대구에서 성장한 김광석은 민중가요를 불렀다. 황석영과 백기완이 공조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가 무대이다. 광주는 국악으로 트로트 열풍을 후원했다. 대구는 아이돌 스타를 배출했다. 광주가 디자인과 조각을 중시한 비엔날레도시라면 대구는 뮤지컬과 오페라에 특화한 음악도시다. 대구가 조국의 광복을 염원한 이상화를 배출했다면 광주는 국가폭력에 천착한 한강의 고향이다.

오래된 내륙도시의 인재는 서울에서 애향심과 단결력을 과시했다. 정치과잉과 출세지향은 급기야 지역혐오와 결부된 광주당과 대구당 수사를 연출했다. 광주와 대구의 극한 대립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냉소적이다. 탈근대 가치에 부응하려면 탈정치가 불가피하다. 시장의 리더십도 카리스마보다 서번트를 우선해야 한다. 중앙정치도 극단을 탈피해 신중도의 미덕을 실천해야 한다.

정치적 공방 속에 대기업이 외면한 지역의 경기침체가 심각하다. 광역시가 내생적 발전역량을 보강하려면 지역대학이 배출한 인재를 우대해야 한다. 신성장동력을 보충하려면 지역을 선택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시·도지사협의회는 ESG경영을 중시한 대기업의 균형발전 기여도를 공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