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 제재 비웃는 中 빅테크, 텐센트 日 우회해 엔비디아 GPU 접근

중국 텐센트가 일본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엔비디아의 최첨단 그래픽 처리 장치(GPU) ‘블랙웰’을 자사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엔비디아 GPU 수출 통제로 중국 AI의 발전 속도를 늦추려 하지만, 중국 빅테크들은 GPU를 수입하지 않고도 해외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거나, GPU 서버를 분해한 후 중국 내에서 재조립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對中) GPU 수출 금지를 기술 자립의 기회로 삼는 한편, 고성능 GPU가 필요한 AI 학습은 해외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우회 이용하는 중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 시각) 일본 마케팅 설루션 기업 ‘데이터섹션’의 오사카 인근 데이터센터가 사실상 중국 텐센트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블랙웰(B200) 1만5000개가 장착돼 있다. 텐센트는 제3자 기업을 통해 데이터섹션과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 계약을 맺어 3년간 블랙웰 GPU를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섹션은 엔비디아 GPU 10만개 이상을 확보해 호주 시드니 등에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인데, 이 역시 텐센트가 주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텐센트는 미국이 엔비디아 블랙웰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시기에, 합법적이지만 지정학적으로 미묘한 전략을 통해 첨단 AI 칩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이전 세대 GPU인 H200의 중국 수출은 허용했지만, 블랙웰은 강력한 수출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첨단 칩(블랙웰)은 미국 외에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수출 규제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우회 접근으로 블랙웰 GPU를 쓰고 있다.
미국은 고성능 GPU 등 첨단 반도체의 중국 직접 수출·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해외에 설치된 GPU를 클라우드 형태로 사용하는 행위는 명시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 틈을 이용해 중국 기업들이 해외 데이터센터를 통해 고성능 연산 자원에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도 동남아시아의 데이터센터에서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하고 있다.
중국 테크 기업들은 이 밖에도 여러 방법으로 엔비디아 GPU를 손에 넣고 있다. 올해 초 저렴한 AI로 세계를 놀라게 한 딥시크는 동남아에 있는 비(非)중국계 데이터센터를 통해 엔비디아 칩을 조달했다.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서버를 분해해 부품 단위로 중국으로 반입해 AI 개발에 활용한 것이다.
◇자립과 클라우드 병행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의 GPU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이 수출을 허용한 엔비디아 H200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수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엔비디아의 칩을 도입하면 중국산 칩 발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빅테크들은 이런 자립 정책에 따르면서도,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은 클라우드 형태로 접근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산 칩의 성능이 이전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엔비디아 제품과는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치열하게 반도체 자립에 나서고 있지만, 많은 연산량이 필요한 AI 학습에는 엔비디아 칩을 따라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 테크 기업들은 정부 규제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면서도, 해외 AI 인프라를 활용해 엔비디아 GPU 접근을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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