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유용’ 조현범, 항소심서 징역 2년…1년 감형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배임)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은 약 200억원 규모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2023년 기소됐다. 한국타이어와 한국앤컴퍼니 등 계열사 법인카드를 지인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할 차량 5대를 계열사 명의로 구입하거나 리스한 혐의, 이사·가구비용을 회삿돈으로 결제한 혐의, 회사 소속 운전기사에게 배우자를 전속 수행하게 한 혐의 등을 받았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에 유리한 조건으로 타이어 몰드 생산 거래를 해 131억원의 이득을 몰아줬다는 혐의와 계열사 자금 50억원을 제대로 된 회수 계획 없이 지인 회사에 빌려준 혐의도 있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대부분 횡령·배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MKT 부당지원 혐의만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판단이 달라진 부분은 지인 회사에 계열사 자금 50억원을 함부로 빌려준 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다. 1심은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개인적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쳤고 이자도 받았으며 우선매수권을 통한 담보 실행 가능성과 담보 가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상당하고 합리적인 채권 회수 조치가 있었던 이상 경영상 판단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지인에게 아파트와 차량을 제공하게 했다는 등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부분에 대해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총수인 피고인이 회사 자금과 자산을 순전히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한 전형적인 배임 행위”라며 “장기간 반복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법인 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 회장은 항소심에서 “타이어 회사 회장으로서 차량을 직접 운행하며 성능을 시험하고 개발 방향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 결과가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개발 지침으로 환류됐다고 볼 만한 자료나 기록이 전혀 없다”며 “수억원대 사용 이익에 비춰 보면 회사 공식 업무라기보다 사실상 개인적 이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MKT에 대한 부당지원·사업기회 유용 혐의에 대해선 “MKT와 타이어 몰드 거래에 이용된 이른바 ‘신단가 테이블’은 원가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마련된 합리적인 가격 체계로 보이고, 한국타이어가 MKT에 특별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양형에 관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침해하고 사회와 시장의 신뢰를 배반한 범행으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일부 배임 혐의가 무죄로 바뀐 점을 고려해 감형했다. 재판부는 “총수 개인의 신속한 의사결정 필요성보다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사회적 신뢰 회복이라는 공익적 가치가 우선한다”며 “노골적으로 회사 재산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경영자를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시키는 것은 기업 문화와 지속 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후티, 바브엘만데브 ‘파죽지세’ 진격... 홍해 요충지 연달아 함락
- [C컷] 카메라를 피할수록 사진은 다양해진다
- [경찰25시] 중수청에 심드렁한 경찰관들, 왜?
- [유석재의 돌발史전 2.0] 김구가 장제스를 움직였나, 아니면 이승만이 루스벨트를?
- [단독] 광주 호남 반도체 정부예산안 1.5조...구체적 계획 전무
- 美싱크탱크 “한미동맹, 美에 가장 적은 이익… 관계 종료해야”
- 딸 세우느니 양자가 낫다는 다음 일본 천황, 이유 알고 보니..
- 콧물과 재채기 줄줄, 봄보다 독한 ‘가을 비염’ 코에 툭 넣어 치료
- [단독] 파병 반대론에 대응 나선 국방부… 與 국방위원장 만나
- [단독] 약사의 ‘같은 성분 다른 약’ 조제… 전산 입력해도 의사가 확인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