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페루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내년 1월 설계 착수 11개월간 진행
수심 3000m 이상 태평양 지형 등
특수 작전환경 반영 ‘맞춤 모델’ 도출
‘K-잠수함’ 수출 마중물 역할 기대

HD현대중공업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9일 페루 리마에 위치한 국영 시마(SIMA) 조선소에서 페루 해군 및 시마조선소와 함께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호세 헤리(José Jerí) 페루 대통령을 비롯해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장, 브라보 데 루에다(Javier Bravo de Rueda Delgado) 페루 해군사령관, 루이스 실바(Luis Richard Silva López) SIMA 조선소 사장 등이 참석해 공동개발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 11월 경주 APEC 기간 중 체결된 '잠수함 공동개발·공동건조 관련 의향서'의 후속 조치로 2026년 1월부터 시작해 약 11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페루 잠수함 사업은 페루 정부가 추진 중인 해군력 현대화와 조선산업 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해당 사업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양측은 이번 계약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의 선진 잠수함 기술력에 페루 해군의 작전 요구사항을 반영한 '페루형 차세대 잠수함'을 목표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페루 해군의 작전환경은 광대한 태평양 연안과 수심 3,000m 이상의 복잡한 해저지형을 포함하고 있어 한반도 해역과는 상이하다.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작전환경 특성을 반영해 페루 전용 설계를 도출하고, 최신 장비 패키지와 무장, 통신체계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페루 잠수함 사업이 향후 K-잠수함 수출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순 구매 방식이 아닌, 고객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반영한 맞춤형 잠수함을 개발·건조하는 고도화된 수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 체결 과정에서는 국방부와 해군의 퇴역 함정 제공 검토를 비롯해 방위사업청과 주페루 대한민국대사관의 지원 등 정부 차원의 협력과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은 "시마조선소와 HD현대중공업 간 이번 계약은 페루 조선산업 강화는 물론, 페루와 대한민국 간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의 상징"이라며 "페루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 잠수함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라며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모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페루 해군의 작전환경과 수요를 반영한 최적의 잠수함을 개발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페루와 함정 3종, 총 4척의 수상함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페루와의 방산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오정은 기자 (oje@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