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소송 年 247건인데…전문조합관리인 선임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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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사업 이권을 둘러싼 비리로 금품과 향응이 판치고 이를 형사 처벌하는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흔한 광경'처럼 된 지 오래다.
이런 사정에 사업 공공성을 높이고 속도 역시 끌어올릴 목적으로 도입된 '전문조합관리인' 제도는 기초지자체 등 인·허가권자에게조차 잊힌 채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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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 지연때 외부전문가 개입
- 법적문제 등 처리권한 갖는 제도
- 도입 9년인데 선임 1건이 유일
- 조례 개선으로 안착 필요성 제기
재개발 사업 이권을 둘러싼 비리로 금품과 향응이 판치고 이를 형사 처벌하는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흔한 광경’처럼 된 지 오래다. 이런 사정에 사업 공공성을 높이고 속도 역시 끌어올릴 목적으로 도입된 ‘전문조합관리인’ 제도는 기초지자체 등 인·허가권자에게조차 잊힌 채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제도를 내실화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부산지법 본원과 동·서부지원에서 재개발 정비조합장 등이 형사사건 피고인으로서 판결을 선고받은 사례는 총 20건이다. 당사자가 재개발 정비조합 등인 민사사건은 247건에 이른다. 공판·변론이 진행 중인 사건까지 고려하면 재개발 현장에서 촉발된 재판은 해마다 수백 건에 달하는 실정이다.
재개발 현장은 분쟁이 잦은 게 당연시된다. 조합마다 송사를 치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수십, 수백 억 원대 이권이 걸린 사업이기 때문이다. 재개발은 땅 주인 등으로 꾸려진 정비조합이 추진하는 민간사업이다. 동시에 도시라는 공적 공간의 환경을 바꾸는 사업인 만큼, 조합에 공(公)법인의 지위가 부여돼 공공성도 띈다. 조합장 등이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이유다. 그런데도 비리가 만연해 있다. 가까운 예로 부산지법은 페인트 시공업자, 무허가 정비업자 등에게서 뇌물을 챙긴 남천2구역 조합장에게 지난 10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전문조합관리인 제도는 이러한 사정을 개선하려 2016년 도입됐다. 재개발·재건축 조합 측의 임원 부재나 갈등으로 사업 지연을 겪을 때 변호사·회계사·법무사 등 외부 전문가가 법적·재정적 문제를 처리해 사업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조합장 등 임원이 비리 등으로 6개월 이상 공석이거나, 조합원의 3분의 1이 요청할 때 지자체가 선임할 수 있다. 최대 3년의 임기 동안 총회 소집·의사결정 집행·용역계약 체결과 같은 조합의 행정·재정적 핵심 사항을 수행할 권한을 갖는다.
문제는 이 제도가 전혀 쓰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도가 생긴 이래 이날까지 부산지역 현장에서 전문조합관리인이 선임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전국을 살펴봐도 2018년 서울 강남구의 한 현장에서 선임된 것이 유일하다. 선임권을 가진 기초지자체 중에는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곳도 확인된다.
전문조합관리인 제도의 인식을 연구한 법무법인 율하 전경민 변호사는 “제도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점에 더해 현실적으로 외부인인 전문조합관리인이 주민(조합원)과 원활하게 소통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며 “사업 투명성 측면에서 전문조합관리인의 장점이 많은 만큼 조례 개선 등을 통해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 변호사가 지난해 2월 발표한 논문에서 분석에 참여한 정비사업 경력자 47명 중 전문조합관리인 제도가 투명성 확보에 보통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 본 이는 85.1%에 달했다. 사업의 초반기인 조합추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의무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 이도 전체의 66%에 달했다.
현장에서도 전문조합관리인 선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 17일 부산 남구의 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조합원들은 집회를 열어 남구 측에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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