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에서 황리단길로, 경주 관광 체질 바뀌었다

황기환 기자 2025. 12. 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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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실태조사서 개별·체험형 여행 급증… MZ세대·SNS가 이끈 변화
외국인 재방문 의향 68.7%… 교통·물가 개선 과제 속 글로벌 관광도시 도약 모색
▲ 경주의 관광 지도가 전통 문화유산 중심에서 MZ세대가 선호하는 거리·테마형 콘텐츠 위주의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은 야간 조명 아래 관광객들로 붐비는 경주 동궁과 월지 일대. 경주시

천년고도 경주의 관광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불국사로 대표되던 정적인 관람형 관광에서 황리단길과 SNS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관광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경주시가 발표한 '제5회 관광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불국사(59.6%)가 방문율 1위를 차지했으나 황리단길(52.8%)과 대릉원(50.0%)의 추격이 매섭다. 특히 10대 방문객 10명 중 8명이 경주월드를 찾는 등 연령대별 특화된 관광 소비 패턴이 뚜렷해졌다.

황리단길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예전엔 경주 하면 수학여행만 떠올랐는데, 지금은 예쁜 카페와 사진 찍기 좋은 골목이 많아 친구들과 매년 온다"며 "인스타그램에서 본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여행 방식도 '따로 똑같이' 변했다. 단체 패키지보다는 개별 여행(77.8%)이 대세를 이뤘고, 정보 습득 역시 SNS(31.7%) 비중이 급증했다. 이는 경주 관광이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의 놀이터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외국인 조사 결과는 고무적이다. 응답자의 68.7%가 재방문을 희망했으며, 특히 중국(96.0%)과 일본(93.3%) 관광객의 충성도가 압도적이다. 이는 경주의 독특한 문화유산이 글로벌 콘텐츠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높은 만족도(89.5%) 뒤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았다. 응답자들은 주차 및 교통 혼잡(29.6%)과 높은 물가(25.9%)를 주요 불만 사항으로 꼽았다. 관광객 밀집 지역의 편의시설 확충과 합리적인 가격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조사는 경주 관광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증명한다"며 "MZ세대 선호 콘텐츠를 보강하고 2025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경주를 세계인이 다시 찾는 글로벌 지속가능 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경주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 4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관광객의 여행 형태와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관광객 유치 확대와 향후 관광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주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스마트 관광 시스템을 강화하고, 전통 유산과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는 '복합 관광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