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지의 인연] DIY 강제 입문기

최미화 기자 2025. 12. 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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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한창일 때 집에만 있게 된 사람들이 집수리나 재건축을 많이 했다고 했다. 집에만 있으니 만사에 짜증과 싫증이 났을 것이다.

이제는 25년이나 된 낡은 집에 어떤 터치라도 하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게 된 것이다.

DIY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전문가의 손을 빌어야 할 일을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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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지 전 경남대학교 교수/경남대학교 고운학연구소 연구원
금동지 전 경남대학교 교수/경남대학교 고운학연구소 연구원

코로나가 한창일 때 집에만 있게 된 사람들이 집수리나 재건축을 많이 했다고 했다. 집에만 있으니 만사에 짜증과 싫증이 났을 것이다. 남편도 그러했다. 주말이면 등산이나 운동을 하러 나가던 사람이 TV만 쳐다보며 집에 있게 되니, '벽지가 더럽다.' 찍히고 얼룩진 곳이 많아서 '바닥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 부딪히게 되는 식탁 위 조명도 바꿔야 한다고 노래를 불렀다. 신발장 안의 오래된 신발에 이르기까지 가짓수도 점점 늘어났다.

아는 업자를 불러 견적을 받아보기로 했다. 당시 수요가 많아진 건축 관련 자재비가 오르기 시작한다면서 한시라도 늦으면 큰일 날 듯 그분은 서둘러 견적을 뽑아주었고, 억 소리가 나는 금액을 제시했다. 코로나도 불평도 계속될 것 같아 뭐라도 시작해야 했는데, 일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코로나로 경로당 출입을 할 수 없게 된 시어머니가 무료함을 호소하시더니 잠이 안 온다며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신 것이다. 의식을 잃은 채로 응급실로, 다시 폐렴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진 어머니는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을 겪으며 급기야 음압 격리중환자실에서 에크모 장치를 달게 되었다. 혼비백산이 된 남편과 나에게 리모델링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나는 은퇴를 맞았고 어머니도 안정을 찾았다. 남편의 눈 또한 평상으로 돌아왔다. 다시 불평이 시작된 것이다. 몇 년만 잘 버티면 대구 시내의 교통 좋고 병원 가까운 적당한 아파트로 옮겨 가겠거니 했는데 층고 높은 집에 익숙해진 남편은 이사를 원치 않았다. 이제는 25년이나 된 낡은 집에 어떤 터치라도 하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게 된 것이다.

도배를 하루 앞두고 어머니가 다시 응급실로 실려 갔다. 연기나 취소가 어려워 어머니가 입원해있는 상태에서 결국 도배를 하게 되었다. 살면서 하는 도배인지라 제일 급한 일은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 수 있도록 모든 방의 장이나 문갑을 다 비워주고 치워주는 일이었다. '버리지 않는 정리는 정리가 아니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 시간이었다.

둘 것인가 버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제일 어려웠다. 생전 처음으로 당근 앱도 깔고 버리기 아까운 책상이나 책장 등은 나눔으로 해결했다. 두 어머니로부터 받아온 많은 것들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해졌다.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했던 것들이 누군가의 손에서 다시 쓰인다고 생각하니 간직의 부담과 책임감도 덜 수 있었다.

도배를 끝내고 주방 싱크대에도 전문가의 손길이 닿게 했다. 낯설지만 고급스러운 핑크 무드에 딱 맞는 손잡이를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은 해외 쇼핑몰까지 검색하여 물건을 사고 드릴로 구멍을 뚫고 나사를 조아 30여 개의 문고리를 직접 달게 되었다. 내 손으로 단 손잡이 하나하나가 귀하고 이뻤다.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도 들었다. 이렇게 우리는 DIY 세계에 강제로 입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두 달을 보내며 온 집안의 스위치와 콘센트를 갈아 끼웠고 며칠 전에는 드디어 베란다의 페인트칠까지 마치며 DIY 리모델링을 끝냈다.

DIY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전문가의 손을 빌어야 할 일을 정하는 것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전문가와 고수를 찾을 수 있고, 유튜브는 훌륭한 가이드를 마다하지 않고, 다양한 인터넷 쇼핑몰은 온갖 자재를 공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림과 액자를 걸 장소를 정하면서 의견을 달리하기도 했지만 울퉁불퉁한 벽면을 헤라로 긁고, 베란다 손잡이를 샌더로 갈아내며 함께 땀 흘렸던 그 순간들이 추억과 즐거움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니, 'DIY 해볼 만해요.'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이건 조수 생각이니 전담했던 남편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금동지 전 경남대학교 교수/경남대학교 고운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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