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北村)을 찾는 즐거움 [글로벌 칼럼]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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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Bukchon)은 문자 그대로 “북쪽 마을”이라는 뜻이다. 최근에는 고층 아파트에 파괴되지 않은 서울의 특별한 지역이며, 매력 넘치는 한국의 전통 가옥들이 남아 있어 유행을 타는 세련된 지역으로 떠올랐다. 좋은 식당과 상점들 덕분에, 이 오래된 동네를 산책하는 일은 요즘 서울 시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여가 활동이 되었다.
요즘 나는 북촌문화센터에서 발표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 서울 도심 북쪽의 이곳 북촌 곳곳의 문화와 배경도 살펴보고 있다.
역사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는 몇몇 동네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나는 1965년, 즉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한국에 처음 왔는데 북촌의 한 구역인 삼청동에 살았다. 그때 삼청동이라는 이름이 인근 북쪽 언덕에 있는 삼청공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네 이름에 들어 있는 “삼청”은 즉 “세 가지 맑은 것”을 뜻하는데, 물과 산, 그리고 사람이다(나는 사람 대신 “공기”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문헌 기록에 따르면 세 번째는 사람이라고 한다). 전통 한국 사회에서는 대기 오염이 걱정거리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명 유래에 대해 또 다른 설명도 있다. 이 지역에 “삼청”, 즉 태청(太淸), 상청(上淸), 옥청(玉淸)의 세 순수한 신을 모시는 도교 사당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신들에 대한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신들을 모시는 행사는 조선시대(1392~1910)에 도교 의식을 관장했던 소격서가 담당했는데, 이 관청의 이름을 딴 소격동은 삼청동 옆에 있다. (지명에 대한 두 가지 설명 모두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만큼) 마음에 드는 설명을 골라, 삼청동에 갈 기회가 있다면 동료들에게 설명해줘도 좋을 것이다.
다음은 팔판동이다. 내가 삼청동에 살던 시절, 근처 팔판동에 사는 사람들을 알고 있었는데, 당시 한국어와 한자 학습에 열성적이었던 나는 “팔”은 여덟, “판”은 널빤지를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삼청동 개울 위에 놓인 “여덟 개의 널빤지로 된 다리”라고 짐작했다.
실제로 1965년 말부터 1966년 여름까지 삼청동에 살면서, 나는 그 개울이 복개되고 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을 직접 보았다. 요즘 사람들은 자동차로 삼청로를 달릴 때, 그 아래에 개울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다. 나는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았고, 복개되기 전에는 개울 옆의 좁은 길을 따라 다녀야 했다.
그렇다면 “팔판”은 정말로 개울 위의 다리였을까.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 한자를 잘못 읽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이 널빤지를 뜻하는 “판”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국무총리나 장관처럼 각료를 뜻하는 “판(判)”이었다. 알고 보니 그곳에 살았던 여덟 명의 판서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궁궐과 가까웠고, 오늘날의 미국 대사관과 세종문화회관 앞에 해당하는 궁 앞의 “육조 거리”와도 인접해 있었으니 충분히 말이 된다.
그 여덟 명은 누구였을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강릉 김씨 종중에서는 강릉 김씨 출신의 여덟 명 대신의 이름을 알려줄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조선 전기에 여덟 명, 조선 후기에 또 여덟 명의 대신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자료들은 그 여덟 명이 같은 문중이었는지, 혹은 실제로 몇 명의 대신이 그 동네에 살았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뭐, 대충 맞다고 해두자.
다음은 가회동 행정구역에 속한 계동이다. 가회는 “아름다운 만남의 장소”라는 뜻이다.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계동은 더 흥미롭다. 원래 이곳은 조선 초기 빈민을 돌보던 '제생원'에서 이름을 딴 제생동이었다. 이후 계생동으로 바뀌었고, 일제강점기에 “생” 자가 빠지면서 계동이 되었다.
전통 한옥 마을을 도심 한복판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아파트 단지로 가득한 대도시 서울에서 반가운 풍경이다. 적어도 나로서는, 한국의 전통 한 자락을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 게다가 그 과정에서 맛있는 간식이나 식사까지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 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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