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에만 열 올리고 사후관리는 ‘허술’

장재혁 기자 2025. 12.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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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지정되곤 지역개발 가능성만 줄었지 주민들에게 좋은 건 없어요. 나라에서 나오던 지원도 끊기면서 관리도 어렵습니다."

이곳은 2020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담양 대나무밭' 가운데 일부다.

해수부도 세계중요어업유산 발굴·등재까진 예산을 지원하지만 보전관리에 관한 지원은 없다고 밝혔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운영하는 국제 인증제도로 전통적 농어업시스템 및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속가능한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지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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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부 지원 끊겨 관리 애로
갈수록 고령화…일손도 부족
재산권 제약에 주민 볼멘소리
9개 유산 보유 세계 3위 ‘무색’
전남 담양군 담양읍 삼다리 대나무밭에서 남상환 대단한담양대밭 이사가 쓰러진 대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대나무는 주기적으로 간벌을 해야 하는데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 바닥부분이 썩은채로 방치됐다.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지정되곤 지역개발 가능성만 줄었지 주민들에게 좋은 건 없어요. 나라에서 나오던 지원도 끊기면서 관리도 어렵습니다.”

최근 찾은 전남 담양군 담양읍 삼다리의 대나무밭. 이곳은 2020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담양 대나무밭’ 가운데 일부다. 하지만 세계중요농업유산이라는 지위가 무색하게 곳곳엔 썩어서 쓰러진 대나무가 방치돼 있었다.

관리를 위한 주민협의체 ‘대단한담양대밭’의 남상환 이사(71)는 “대나무는 4∼5년이면 뿌리 주위가 썩기 시작해 주기적으로 간벌을 해줘야 하는데 주민 대부분 70세 이상 고령이라 일 할 사람이 부족하다”며 “20㏊ 정도인 마을 대나무밭을 간벌하려면 인건비 등으로 한해 3000만원 이상이 드는데 지난해부턴 정부 지원금이 끊겨 관리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최근 ▲제주 해녀어업 ▲경남 하동·전남 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경남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 ▲경북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 등 4개 전통 농어업 유산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공식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9개의 농어업 유산을 보유해 세계에서 세번째(전체 29개국 102개)로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세계중요농업유산 인증이 확대되는 추세와 달리 기존에 등재된 곳들은 현상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7년 지정된 경남 하동 차농업은 농가수와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2년 1918가구, 1042㏊에서 2024년 1009가구 689㏊로 크게 줄었다. 담양 대나무밭은 곳곳에서 대나무가 썩은 채 방치돼 문제되고 있으며, 제주 밭담도 2023년 제주도의회 회의에서 관리문제가 제기됐다.

이는 예산과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023년까진 농식품부가 국비로 인증 농업유산당 연 1억4000만원을 지원하면 지방자치단체가 6000만원을 더해 2억원을 관리에 사용해왔다. 예산은 해당 지자체에서 관리비 등으로 활용하거나 주민들이 관리를 위해 만든 법인에 지원했다. 하지만 2024년부턴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국비 지원이 중단됐다. 해수부도 세계중요어업유산 발굴·등재까진 예산을 지원하지만 보전관리에 관한 지원은 없다고 밝혔다.

임진택 담양군농업기술센터 주무관은 “정부 지원이 중단된 이후 2024∼2025년 군비로 연 4000만원을 지원했지만 대나무밭 전체를 관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가 인증보다 사후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재휘 대단한담양대밭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도시민 대상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모금액이 적어 당장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전남 구례 산수유 등도 등재를 추진한다는데 무작정 인증을 늘릴 것이 아니라 기존 유산에 대한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 지역자율재정 관련 예산이 편성돼 내년부턴 지자체가 사업을 신청하면 심사 후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운영하는 국제 인증제도로 전통적 농어업시스템 및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속가능한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지정된다. 우리나라는 국가중요농업유산 19개, 국가중요어업유산 16개가 있는데 이 가운데 9개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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