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혁신 리더?… 직원들의 ‘작은 천재성’ 발현시켜야”
리더의 언어 달라져야
강점 기반 접근도 중요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훌륭한 리더들은 혁신이 천재 한 명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아하(Aha)’ 순간에 탄생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혁신적 해결책은 협업, 실험, 학습의 결과다. 사고의 다양성에서 비롯되는 관점이 충돌하지 않고 혁신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조직은 혁신적인 해결책을 그저 계획만 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시행착오와 실패를 포함한 ‘실행’을 거쳐야 실제 혁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때 한 단계를 완전히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폭포수 모델이 아닌 민첩하고 유연한 애자일 혹은 린 스타트업 같은 방법이 유용하다. 혁신 리더들은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를 ‘혁신가’라고 느낄 수 있도록 이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작은 천재성(slice of genius)’이 있다. 이를 각자 공동의 이익을 위해 발휘하고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혁신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이다.”
―직원들이 스스로를 ‘혁신의 주체’라고 느끼게 만들려면 리더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많은 조직이 직원을 두 부류로 나눈다. 과학자·기술자는 ‘혁신가’, 그 외 대부분의 직원은 ‘실행자’라고 여기는 식이다. 연구에 참여한 한 리더는 혁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신기술 사례만 언급하곤 했다. 시간이 지나자 제조와 패키징 부문 직원들은 자신의 일이 혁신과 관련이 없다고 믿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그 리더는 자신의 언어가 미치는 영향을 깨닫고 혁신을 ‘새롭고 유용한 모든 것’으로 정의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직 전반의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프로세스 혁신 아이디어도 포함돼 있었다. 혁신은 큰 변화일 수도 있고, 아주 작은 개선들이 누적된 결과일 수도 있다. 훌륭한 혁신 리더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
―혁신에 있어 ‘강점 기반(strength-based)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무엇인가.
“한 조직의 혁신 변화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다. 이때 사람들이 새로운 사고방식과 행동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직원의 개선점이 아닌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는 ‘강점 기반 접근법’을 도입했다. 모든 직원이 자신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는 갤럽 스트렝스파인더(Gallup StrengthsFinder) 평가를 수행한 뒤 직속 상사와 함께 개인 개발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이후 팀별 강점 차트를 작성해 팀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재능과 상호 보완적 강점을 파악했다. 그 결과 팀은 서로 다른 관점, 경험, 기술이 지닌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더 많이 공유했고 동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했다. 많은 팀이 주어진 핵심 전략 과제나 기회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솔루션을 제시했고, 결국 채용부터 승진까지 조직의 인재 관리 시스템 전체가 강점 기반 프레임워크로 재설계됐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혁신을 추진하려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요즘 많은 경영진이 “정답을 모르겠다”며 상당히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여러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들은 이 상황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한다. 그러나 혁신을 이끈다는 것은 형식적 권위에 기대지 않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내 뒤를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미래를 공동 창조’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서로 다른 우선순위, 제약, 역량, 일하는 방식을 가진 여러 주체와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쌓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혁신을 추진하고 싶다면 오늘날 핵심 원칙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혼자서 혁신을 추진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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