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창·명혜정〉낯선 것들과 친해지기
갑자기 들이닥친 AI 열풍에 교실 수업이 돌풍에 휩싸인다. 아직 글을 읽고 요지파악도 못하는 아이들이 Chat GPT를 돌려 글쓰기 과제를 제출하니 독후감 대회나 문예대회가 의미가 없어졌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 생각을 하지 않고 Chat GPT로 요약정보를 마주하고 그것으로 아는 체를 한다.
고등학교 독서 캠프를 갔더니 아예 질문지를 Chat GPT로 작성해서 발표했다. 그리고 토론 후 서평쓰기도 Chat GPT로 돌려 제출한다. 그렇게 되면 독서 캠프가 무슨 의미가 있나? 아뿔싸! 이걸 어째?
그러나 우리는 한 번의 위기를 겪어 보았기에 이 낯선 것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럽게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을 하게 되었을 때도 아이들의 손길이 들어갈 수 있는 활동지를 제시하고서 시공이 확장되는 배움의 장을 재빨리 열어갈 수 있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장을 쉽게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웬만한 회의는 장소를 정하지 않고 웨일온으로 해결하니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쓰게 되었다.
AI세상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AI에 의존하게 되면 배울 것도 생각할 것도 없게 된다. 사고가 막히면 우리의 삶도 막힌다. 철저히 종족적인 삶에 편입될 것이다. 아이들이 AI와 놀면서도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시행해야 했다.
영상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문해력은 갈수록 낮아진다. 그런데 이제 AI까지 등장해서 굳이 문해력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것처럼 유혹한다. 그 유혹에 발 맞추어 한 문단의 글을 읽고 질문지를 작성하고 그것을 Chat GPT에 적절성을 검증해 보는 놀이, 자신의 쓴 글을 Chat GPT에 넣고 수정한 글과 비교하며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확인해 보는 수업, 학교 축제의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AI의 도움을 받아 멋진 리플릿을 제작하는 놀이, AI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어서 AI를 부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기초학습 미달학생에게 독서캠프 계획서를 한글 파일로 작성해서 미리 캔버스로 초대장을 작성해 보라고 했더니 몇 분만에 아주 예쁜 디자인으로 초대장이 탄생했다. 평소에 공부 못한다고 기 죽다가 멋진 초대장 완성하고 단박에 기가 살았다.
아이들이 모방시로 어설프게 쓴 시를 Chat GPT에 넣어 노래를 만들었다. 자신의 시가 노래로 변신하자 모두 작사가가 된 것처럼 우쭐한다. 내 것을 가지고 AI를 움직이며 콘텐츠가 탄생한다. 책에서 얻은 단어들을 모아 시를 짓고, 그 시로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로 짧은 소설을 써 가는 작업. 그 과정에서 얻는 작은 성취감이 아이들을 즐겁게 하고 성장하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