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폭군 서사'에 끌리는가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5. 12.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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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희곡 '리처드 3세'에서 국왕 리처드는 악의 화신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셰익스피어가 이 작품을 쓸 때의 통치자는 튜더 왕조였고, 실존 인물 리처드는 튜더 왕조가 무너뜨린 요크 왕가의 인물이었으므로 셰익스피어의 폭군 묘사는 이를테면 '안전지대'에서 쓴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 희곡에 드러난 절대군주의 폭정을 되짚는 이 책은 '왜 사람들은 폭군의 악랄함에 도리어 매혹되는가'를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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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김한영 옮김 까치 펴냄, 1만8000원

셰익스피어 희곡 '리처드 3세'에서 국왕 리처드는 악의 화신으로 묘사된다. 리처드는 공작으로 형을 죽였고 친척을 탑에 가둬 살해한 광인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셰익스피어가 이 작품을 쓰던 당시만 해도 '표현의 자유'는 허용되지 않았다. 심지어 묵독하는 텍스트를 넘어 무대에 공개될 작품에서 왕을 폭군으로 묘사했다간 그에 어울리는 형벌은 '죽음'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셰익스피어가 이 작품을 쓸 때의 통치자는 튜더 왕조였고, 실존 인물 리처드는 튜더 왕조가 무너뜨린 요크 왕가의 인물이었으므로 셰익스피어의 폭군 묘사는 이를테면 '안전지대'에서 쓴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스티븐 그린블랫의 책 '폭군'이 번역 출간됐다. 셰익스피어 희곡에 드러난 절대군주의 폭정을 되짚는 이 책은 '왜 사람들은 폭군의 악랄함에 도리어 매혹되는가'를 고찰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는 이 책에서 '맥베스' '리어 왕' '리처드 3세'에 등장하는 폭군을 사유하는데, 이는 정치 보복을 피하기 위한 장치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었으며, 이를 피해 가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교훈을 독자에게 선물했음을 이야기한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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