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기, 타인과 연결된 나를 감각하는 과정”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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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과 최대효율이 삶의 지침이 되어버린 시대, 읽는 일과 쓰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지난달 27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알라딘 빌딩에서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진해 교수와 이권우 도서평론가의 합동 북토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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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과 최대효율이 삶의 지침이 되어버린 시대, 읽는 일과 쓰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지난달 27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알라딘 빌딩에서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진해 교수와 이권우 도서평론가의 합동 북토크가 열렸다. 김진해 교수의 글쓰기 철학을 담은 책 ‘쓰는 몸으로 살기’(한겨레출판)와 이권우 평론가의 ‘맹자’ 탐독 기록을 엮은 책 ‘최소한의 윤리’(어크로스)의 출간을 맞이해 열린 이번 북토크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로서 읽기와 쓰기에 대한 두 저자의 대담으로 꾸려졌다.
1부는 몸으로 쓴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김진해 교수의 글쓰기 철학은 ‘쓰는 행위는 자유와 맞닿아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다른 사람을 설복하는 일방향적 글쓰기가 아닌, 몸으로 하는 쓰기를 할 때 사고가 유연하게 확장되고 진정한 자기해방과 연결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해 교수는 “아무리 내면의 이야기를 쓰더라도 그 속에 타인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며, 자유로운 글쓰기는 이분법적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 개인 안의 사회, 내 안의 타인, 선함 안의 악함처럼 모순이 공존하는 사회의 복잡성과 인간의 입체성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일에 가깝다고 말했다. “쓰지 않으면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쓰는 일은 “혼자 하는 행위처럼 보이지만 늘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이자 “공동 존재로서의 나를 감각하는 과정”이라며, 이 감각이 성숙한 인간됨의 중요한 조건이라 강조했다.

이어진 2부에서는 고전을 읽는 의미에 대한 깊은 대화가 오갔다. 이권우 평론가는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 민주주의의 위기가 중첩된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두려움 속에서 ‘맹자’를 읽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맹자에 따르면 참혹한 상황, 불의를 외면하지 못하는 선한 공감 능력은 인간 본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하며, “타고나길 선하게 태어나지만 이는 실마리와 같아서, 선한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타인에까지 이를 수 있도록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 마음도 울타리를 넘어 ‘확충’되지 않는다면 집단 이기주의로 변질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어 “지금 한국 사회는 개과천선의 의미가 사라져 한번만 실수해도 매장당하고 용서받기 어려운 사회”인데, 맹자 철학에서는 “지금 악한 상황에 놓인 사람도 선하게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한다며 인의의 가치와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담 이후에도 읽고 쓰는 일에 관한 현장 질문은 뜨거웠다. 두 저자의 읽고 쓰는 행위는 인간이 혼자 완결되는 존재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확장되는 공동 존재임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요즘 같은 시대, 읽기와 쓰기는 어쩌면 사유의 속도를 되찾고 인간다움을 붙드는 가장 조용한 실천은 아닐까.


글·사진 이연재 한겨레출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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