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ESTA 관광객에 5년치 SNS 내역 요구…계정 안 쓰면 발급 거부될 수도
공식 앱에서 셀카 사진 의무 등록
“표현의 자유·미 관광산업 말살” 비판

앞으로 미국에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로 입국하려면 지난 5년간의 소셜미디어 사용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제출하지 않으면 비자 발급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새 규정안을 관보에 공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심사 강화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관보에 따르면 미국과 비자 면제 협정을 맺은 한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등 42개국 국민은 ESTA를 신청할 때 지난 5년간의 소셜미디어 사용 내역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 지난 10년간 사용한 이메일 주소, 부모·배우자·형제·자매·자녀의 이름과 생년월일, 거주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도 제출이 권고된다. 신청자의 지문, 유전자(DNA), 홍채 등 생체정보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정보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IP주소 정보와 사진 메타데이터가 자동수집될 수 있다.
ESTA 신청서에 소셜미디어 계정을 적는 항목은 2016년부터 도입됐지만, 이제까지는 공란으로 남겨둬도 아무 불이익이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신호로 간주해 비자 발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ESTA는 앞으로 공식 ESTA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신청할 수 있다. 기존의 웹사이트 시스템으론 위조문서·사진 식별이 어렵다는 이유다. ESTA 신청자는 실시간 셀카 사진을 필수로 등록해야 하며, 출국 후에도 위치정보와 함께 셀카 사진을 등록해 자신의 출국을 ‘자진 신고’하도록 권고받는다.

이민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률회사 프라고멘은 정부가 수집하는 정보가 증가함에 따라 ESTA 신청자가 입국 승인을 받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고 정밀 검증 대상으로 지목될 가능성도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회사의 파트너인 보 쿠퍼는 정부가 과거와 달리 범죄 활동 같은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신청자가 온라인에서 한 표현을 토대로 입국을 거부하려고 하면서 입국 심사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는 이미 유학생 비자 심사 과정에서도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국에 적대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게시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비자는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며 “우리는 (비자를) 더 (취소)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여행 전 반드시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들을 미리 확인해보라고 당부했다. 다만 미리 파일을 삭제해도 여전히 미 당국이 접근 가능하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휴대하는 전자 기기의 개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필수검사 대상인 휴대폰 뿐 아니라, 노트북·외장하드도 추가 검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 전 회장인 파르샤드 오지는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ESTA 신청자들에 대한 소셜미디어 검열이 “여행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런 레이클린멜닉 미국이민협의회 선임연구원도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관광산업을 적극적으로 말살하려는 것 같다”면서 “2026년 북미 월드컵에 오고 싶은가? 그럼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과 모든 가족구성원의 이름·정보를 알려달라. 자유의 땅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비꼬았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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