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시진핑 선물 ‘바둑판 원목’···전남 장흥 보림사 비자림 되살린다
전문가 등 참여 협의회 구성···“생태계 훼손 최소화”

비자나무는 내장산 이남의 낮은 산에 서식하는 대표적 남부 수종이다. 생장이 느리며 오래 살고 조직이 치밀해 최고의 목재로 꼽힌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비자나무로 제작한 바둑판을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비자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전남 장흥군 보림사 일원이다. 신라시대 창건 당시 식재돼 울창한 숲을 이뤘다는 통설이 전해지지만 과거 사찰 축조용 목재로 사용되고, 주변 생태계 변화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일부만 남아 있다.
전남도는 “쇠퇴한 보림사 비자림을 체계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국비 28억원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도는 지방비 12억원 등 총 40억원을 투입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에 걸쳐 보림사 일원 30㏊ 규모의 비자림 복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복원 대상지는 비자나무 하층에 야생 차나무 군락이 함께 자생하는 희귀한 혼합난대생태림이다. 주변에는 참나무류가 대규모로 번식해 비자나무의 정상적인 생육 공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도는 2026년 타당성 평가와 실시설계 단계부터 보림사와 장흥군, 관계 기관, 복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복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보림사 비자림의 가치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이곳은 1982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비자나무 630여 그루가 보존되고 있으며, 2009년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전남도는 그동안 산림유전자원 보호를 위해 2년마다 국비 6000만원을 지원받아 수세가 약한 나무에 영양을 공급하고, 비자 생육을 방해하는 경합목과 위협 식물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비자림을 관리해왔다.
김정섭 전남도 환경산림국장은 “천년고찰 보림사 일원 비자림이 기후변화 등으로 그 규모가 점점 쇠퇴하고 있어 국보급 사찰의 위상에 맞는 경관복원이 절실하다”며 “체계적 복원과 관리를 통해 비자림의 건강성과 보존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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