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外人 관광객 '역대급'인데 출국세는 거꾸로 간다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올해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2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 방한객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같은 외국 손님의 방문이 곳간을 두둑하게 불려주지는 못하고 있다. 출국납부금(출국세)이 28년째 물가 반영 없이 제자리를 유지하다가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뚜렷한 이유없이 인하마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국세는 1만 원에서 3000원 인하한 7000원으로 낮아졌고, 기존 출국자들에게 환급까지 이뤄졌다. 덕분에 출국세 등으로 채우는 '관광진흥기금'이 쌓이질 않고 있다. 모처럼 손님이 가득왔건만 곳간은 점차 메말라 가는 것이다.
출국납부금은 관광진흥개발기금 수입의 약 39%를 차지하는 핵심 재원으로 인하 조치 이후 기금의 장기적 축소는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2025년 한국관광공사 정부지원예산은 36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줄었고 외래객 증가에 따라 수요 압력이 커진 관광진흥기반확충 예산은 80% 넘게 삭감됐다.
여파는 지역까지 번졌다. 전국 17개 시·도 관광협회 조사에 따르면 출국세 인하 이후 지자체 관광예산은 평균 20% 줄었다. 지역 축제·홍보·관광 인프라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지역경제 회복이 더뎌졌다는 업계의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 흐름과의 간극도 커진다. 일본은 현재 약 1000엔(9400원) 수준의 출국세를 최대 5000엔(4만 7000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태국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300바트(1만 3800원)의 관광세 도입을 예고했다.
발리·팔라완 등은 환경·문화유산세를 인상했으며 유럽 주요 도시는 숙박세 확대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최근 출국세를 2만 원으로 인상하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여행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시각도 공존한다. 인상 여부와는 별개로 재원 기반을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가나 이용 부담을 반영해 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위임하는 방식은 당장 인상 없이도 기금 감소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출국세 인하가 관광재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정부가 그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충분히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수지 적자 확대, 인바운드·아웃바운드 불균형, 인프라 부담 증가 등 주요 변화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부족하다.
외래객 증가가 실제로 어떤 경제효과를 가져왔는지 재정 변화가 정책 집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관광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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