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강버스 잠실·압구정 선착장 ‘불안정 지대’ 위치…또 사고 날라
‘강바닥에 걸려 멈춤’ 돌발사고 재발 우려

한강버스 선착장 7곳 가운데 잠실·옥수·압구정 선착장은 강바닥의 형태와 수심 변화 가능성이 큰 지점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선착장 주위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15일 저녁, 잠실 선착장 인근 약 100m 지점에서 승객 82명이 탄 한강버스(102호) 선박 하부가 강바닥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 이후 한강버스가 강바닥이나 이물질에 닿았다는 보고도 15차례나 있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받은 한강버스 관련 점검 결과 검토의견서를 보면, “한강 지형상 유사퇴적(모래·흙이 특정 장소에 쌓이는 현상) 등 하상변화(하천 바닥의 높이·형태·위치가 변하는 현상) 가능성이 높은 지점에 잠실·옥수·압구정 선착장이 위치한다”고 돼 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매년 두차례 하상변동 조사(물 흐르는 방향은 50m 간격, 횡단 방향은 10m 간격으로 측량)를 하고 있으나 한강버스 제원(길이 35m, 폭 9.5m)을 고려해 보다 조밀한 측량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개선을 권고했다. 이 내용은 지난달 21~26일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진행한 민관합동조사단 점검 결과 중 일부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한강은 해수면이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조수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인데다 잠실 구간은 상대적으로 수심이 낮고 인근 탄천이 유입되면서 유속이 떨어질 수 있으며, 옥수 쪽은 중랑천에서 흙·모래가 바로 들어오고 주위 교각이 많아 물 흐름이 정체되는 등 복잡한 구조적 특징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라며 “배가 다닐 수 있는 수심은 확보돼 있지만 하상변화는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강버스 운항을 위한 선착장(7곳)과 도선장(2곳) 설치로 인해 제방을 위해 쌓은 돌무더기나 콘크리트 구조물이 일부 유실되는 등 시설물 유지·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서류 점검 과정에서 한강버스 운항에 따른 수리·치수(물의 흐름과 하천 관리) 영향을 검토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하천점용허가를 할 때 구체적인 자료를 첨부하도록 개선을 권고했다. 다만, 하천점용허가 세부 기준엔 선박 운영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없다.
강바닥 변화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거 아니냐는 지적에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쪽은 “(한강버스 항로의 경우) 배가 다닐 수 있는 최저 수심 2.5m를 확보하기 위해 2.8m 기준으로 준설(바닥에 쌓인 퇴적물 등을 파내는 것)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선착장과 교각 주변 항로는 3차원 멀티빔 수심 측량기를 활용해 좀 더 정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대표는 “배는 자동차와 달리 곧바로 서거나 방향을 바꾸기 어려운데 (한강버스는) 좁게 항로를 설치하고 시간을 빠듯이 운영하면서 사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한강버스 운항과 선착장 등의 건설로 인해 한강의 흐름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총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한강은 모래가 많이 쌓이는 강인데다 퇴적이 활발한 곳에서 선착장을 운영하다보니 어거지로 준설하느라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짚었다. 안호영 의원도 “한강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배를 대중교통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은 환경과 안전성 측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경오 한경국립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한강 수심이 낮을 때도 한강버스를 운항하고 싶다면 강바닥 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유지·준설을 해야 한다”며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강도 한강처럼 바다의 영향을 받는 하천인데, 거긴 준설을 하지 않고 수심이 깊어지는 밀물일 때만 배가 다닌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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