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K-마리나’ 돛 올리다] (1) 해양레저관광 수도 ‘통영’
경남의 통영이 해양수산부의 핵심 공모사업인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남해안 전역을 세계적 해양관광벨트로 키우는 ‘K-마리나 프로젝트’가 본격 돛을 올렸다.
총 1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최대 규모의 해양관광 개발 공모로, 경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남해안 해양관광 클러스터 전략의 ‘결정판’으로 평가된다. 민간투자 9400억원에 국·도·시비를 더해 총 1조1400억원 규모로, 2030년대 중반까지 장기 사업으로 추진된다.
경남은 조선·기계·항공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탈탄소 전환 등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산업만으로는 지역경제를 지탱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통영 역시 조선업 호황으로 한때 활기를 띠었지만 산업 침체 이후 인구와 일자리가 동시에 줄어드는 악순환을 겪어 왔다. 제조업 중심 도시의 한계를 넘을 새로운 돌파구로 관광·문화·해양레저가 부상하는 배경이다.
관광산업은 단순 소비를 넘어 체류형 경제 활동을 유도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숙박·음식·교통·문화·레저 등 서비스업 전반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만큼 파급력이 크다. 경남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통영을 남해안 해양관광의 거점 도시로 키우고, 거제·남해·사천 등 주변 도시로까지 효과를 확산시키는 ‘광역 해양관광 벨트’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에 본지는 총 5회에 걸쳐 통영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의 내용과 의미, 호주·싱가포르 등 해외 해양관광 도시 사례, 통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해양관광도시 ‘통영’
도산면·도남관광지 일대
요트학교·마리나 등 묶어
해양레저 복합단지 추진
내년 요트 기항지 행사도
‘해수부 공모’ 선정
3년간 투자자와 협의 결실
민간 9400억 등 사업비 투입
리조트·예술공간 등 개발
연내 투자·인프라 설계
◇추진 배경= 통영시는 마리나·요트학교·해양문화거리를 묶은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단순히 ‘사진 찍고 떠나는 관광지’를 넘어, 해양레저를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시도다. 요트·수상레저·해양교육·문화예술을 결합해 통영을 ‘해양관광 수도’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이 사업 공모를 추진한 이유는 지역이 가진 자연·해양 자원을 산업화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전환하려는 데 있다. 해양레저 장비 수리, 요트 관리, 수상안전 교육,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관련 일자리가 연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기존 어업이나 소형 조선업에서 일하던 인력이 일부 전환·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경과= 통영시는 2022년부터 사업을 구상하고 민간 투자자와 협의를 시작했다. 도는 이번 공모를 위해 지난 2년 6개월 동안 지역주민과 통영시 등 관계자들이 혼연일체로 힘을 모아 왔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 말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도는 이번 공모 선정을 계기로 남해안 전역을 세계 속 해양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도는 그동안 △교통 접근성 강화 △민간투자 유치 △규제 완화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통영의 잠재력을 키워왔고, 통영은 역사와 문화, 예술, 해양레저가 공존하는 도시로서 ‘대한민국 해양관광의 완성형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경남도와 통영시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착수했으며, 연내 투자 구조를 확정하고 세부 인프라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진 방향= ‘통영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사업은 통영 도산면과 도남동 일대를 두 축으로 조성된다.
해양숙박 권역인 도산면 수월리 일대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2037년까지 8000억원을 투자해 1070실 규모 리조트와 친환경 문화·예술공간 등을 조성한다. 이와 연계한 재정사업으로 여객선·해상택시·해상버스를 아우르는 해양복합터미널 시설이 확충된다. 통영의 570여 개 섬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디-아일랜드 570’, 윤이상 음악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수상 공연장’ 등 문화공간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이 지역은 이미 지난해 12월 관광 분야 ‘기회발전특구’로 전국 최초 지정되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해양레저 권역인 도남동 도남관광지에는 금호리조트㈜가 기존 숙박시설(272실)에 더해 228실 규모 리조트를 신축하는 데 1400억원을 투자한다. 요트클럽센터, 마린하버풀, 육상 요트계류시설을 조성해 요트 관광 체험과 유럽식 해상 수영장을 관광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요트클럽센터에는 해양교육과 창업지원 기능을 포함한 요트산업 지원센터를, 마린하버풀에는 해수를 이용한 사계절 스파와 수영장이 들어선다.
내년 4월에는 세계적 요트 대회인 클리퍼 세계 일주 요트의 기항지 행사가 열릴 예정으로, 통영이 국제 요트 도시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요트협회 옥우종 국제협력팀장은 “기항지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해 되는 게 쉽지 않다. 그만큼 통영이 요트 환경이 좋다는 뜻”이라면서 “클리퍼의 기항지가 된 순간부터 전 세계에 통영과 경남의 이름을 알릴 수 있어 홍보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도산면과 도남동, 주변 섬을 연결하는 해상국도 노선 지정도 추진 중이다. 완공 땐 통영은 해양·관광·레저 산업을 아우르는 복합 거점도시로 도약할 전망이다.

◇연간 관광객 254만명 기대= 경남도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지역개발이 아닌, 해양산업 생태계 전환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한다. 요트·수상레저·해양관광·예술 문화가 융합된 도시 모델을 통해 ‘남해안형 해양레저산업’이라는 새로운 경제 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도는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가 조성되면 연간 신규 관광객 254만명, 지역 관광소비 지출액 3243억원, 총 2454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섬 호핑 투어 등 요트 기반 해양레저 대중화와 체류형 관광 확대, 요트 운항·정비·보관에 필요한 기반 시설 확충을 통해 국내외 요트대회를 유치하고 해양레저산업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고 있다. 도는 특히 차별화된 해양 문화 콘텐츠(해양레저+문화·예술+미식+웰니스)를 발굴·활성화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통영을 거점으로 거제·부산·남해·여수 등 주요 항만 도시를 연결하는 ‘글로벌 해양복합관광벨트’ 조성, 광역 해상관광루트 개발로 남해안 전체의 동반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규모 민간 리조트 개발과 마리나 조성이 지역 상권과 원도심, 생활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환경 훼손, 교통 혼잡, 지역 주민과 관광객 간 갈등 등은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꼼꼼히 관리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고계성 경남대 여행항공관광학과 교수는 “통영은 해안과 내륙을 잇는 거점이라는 지리적 이점에 더해, 천혜의 해양 입지와 문화, 역사적 브랜드를 모두 갖춘 도시”라며 “여기에 마리나 산업과 문화·관광 콘텐츠가 결합된다면 남해안에서 K-관광의 시발점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상원 경남도 관광개발국장은 “이번 통영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사업은 남해안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해양레저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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