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 또 허위 테러…반복되는 공권력 낭비

조태훈 기자 2025. 12. 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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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공항·백화점까지 연쇄 소동
신고 2년새 32%↑…수십여명 투입
낮은 범죄 인식·불만 표출 등 원인
"공중협박죄 적용 엄정 대응할 것"
광주 서구 한 백화점에서 폭발물 수색하는 경찰특공대. /연합뉴스

광주·전남에서 폭발물 설치 협박과 신변 위협 글이 잇따라 접수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허위 신고가 대부분이지만, 수색에 투입되는 인력과 장비가 적지 않아 공권력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7분께 소방청 공용 메일로 '봉선중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익명 메일이 접수됐다. 통보를 받은 경찰과 소방은 즉시 장비 14대와 인력 36명을 현장에 급파해 교내와 주변을 수색했다. 학생들은 일시 대기 조치됐고, 학교 주변은 통제됐다.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허위 협박으로 보고 발신자 추적에 나섰다.

전남에서도 비슷한 소동이 이어졌다. 여수경찰서는 지난 5일 여수공항 항공기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고 협박 전화를 걸고 달아난 20대 남성을 공중협박죄 등 혐의로 검거했다. 공항 내 정밀 수색에서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항공편이 지연되는 등 이용객 불편과 혼란이 발생했다.

대형 상업시설을 겨냥한 협박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국 백화점 5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팩스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수신되면서 경찰특공대(EOD), 탐지견, 군 인력까지 투입되는 대규모 수색이 진행됐다. 광주 동구 롯데백화점과 서구 광주신세계는 각각 50명 이상이 투입됐고, 영업이 중단되는 등 시민 불안이 커졌다.

광주·전남에서 이 같은 허위 폭발물 협박은 증가 추세다. 허위신고는 광주에서 2022년 129건, 2023년 146건, 지난해 190건으로 늘었다. 전남도 같은 기간 138건에서 164건으로 증가했다. 두 지역을 합치면 2년 새 32.5%(87건) 증가한 셈이다. 지난 7월까지도 광주 97건, 전남 107건이 접수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실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폭발물 협박을 처벌하는 공중협박죄가 시행됐다.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도 관련 범행은 줄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익명성, 낮은 범죄 인식, 사회적 불만 표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짧은 글 한 줄에 경찰·소방 50~60명, 장비 수십 대가 투입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비용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물 협박은 장난이나 호기심으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허위신고라 해도 공중협박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