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새벽배송·공유차량 … 일상의 진화 이끈 벤처기업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5. 12. 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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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티머니·교통카드·온라인쇼핑
편리한 디지털시대 초석 다져
스마트폰 확산·코로나 거치며
숙박·배달앱부터 금융앱까지
비대면시대 생활 편익 선도해
혁신 막는 규제는 개선해야
토스 앱을 통해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하는 모습.

대한민국 워킹맘은 퇴근 후에 깜빡 잊었던 식사 재료나 아이 학교 준비물도 '새벽배송' 덕분에 든든하다. 휴가철에 미리 은행을 찾아가 줄 서서 환전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모바일 앱으로 해외 송금이 열리는 시대를 누리고 있다. 클릭 한번으로 빠르게 해결하는 편리함은 우리 삶의 소비생활 구조도 바꿔놓았다. 우리가 공기처럼 익숙하게 쓰는 서비스로 일상을 편리하게 바꿀 수 있었던 배경에 벤처기업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국가 경제 회복의 핵심 주체가 특정 첨단산업 분야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한 것이다.

우선 정부가 선제적으로 공공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 시장의 디지털화 토양을 마련했다. 인터넷 주식 거래가 가능한 홈트레이딩시스템도 1997년부터 본격화됐다. 2000년대 도입된 한국스마트카드 티머니와 아이텍모빌리티의 무선주파수식별(RFID) 기술이 적용된 교통카드 시스템 덕분에 기존 동전이나 회수권이 필요 없는 대중교통 체계와 편리한 환승 할인 시스템을 누리게 됐다. 렉스젠과 몹티콘 등 벤처기업의 인공지능(AI) 영상분석시스템에 기반한 교통관제 기술로 도시 교통 흐름을 최적화하고 공공안전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했다. 국내 최초 쇼핑몰 인터파크가 1996년 열리며 온라인 쇼핑몰이 잇따라 개점했다. 온라인 비대면 결제를 가능하게 한 1세대 카드 결제 시스템 VAN 업체로 한국결제네트웍스(KPN)가 2000년에 설립됐다. 아울러 CCTV 산업과 DVR 기술 혁신을 통해 보안시스템 효율성이 높아져 안전도 증진됐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위치한 쏘카존 모습.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10년대까지는 웹2.0 시대에 맞춰 카페24와 메이크숍 같은 쇼핑몰 솔루션 기업들이 등장해 소호몰이 손쉽게 구축되는 여건이 조성됐다. 인디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 없이도 창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결제인증 보안업체 시루정보도 안전한 비대면 거래에 기여했다.

스마트폰이 확산하면서 야놀자, 여기어때 등 숙박 앱과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앱도 등장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시장 창출에 이바지했다. 아울러 사스, 메르스 등 전염병 확산을 계기로 방역 살균 서비스 수요도 늘어났다.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

2020년대 초반부터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이 플랫폼 기반 혁신을 이끌었다. 쿠팡은 물류센터 자동화 기술로 '로켓배송' 같은 혁신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고, 마켓컬리도 재고 예측 시스템으로 '샛별배송'을 구현했다. 이런 메기 같은 벤처기업들 덕분에 유통 대기업들도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며 시장이 확장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배달 앱은 중소 규모 음식점들에 생명줄과 같아 더 넓은 고객층에 접근하고 매출을 늘릴 문을 열어줬다.

금융 분야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가 간편 송금 앱으로 시작했지만 누적 가입자 3000만명을 넘기며 100여 가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진화했다. 코로나19 이후 비접촉 자동화 스마트 기반 살균 기술 수요가 폭증했다. 자동 살균 시스템을 개발한 벤처기업 루카스, 천연 항균 소재 기업 바이오켐코리아, 살균수 제조기업 워터제네시스, 공기청정 기술업체 클레어 등이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벤처기업들이 기술 혁신을 통해 국민 생활 편익을 증진하고 국민 안전을 강화하려 하는 과정에서 기존 기득권과 충돌하는 경우도 많았다. 간편 송금도 기존 금융기관들의 저항과 보수적 규제 준수 요구에 맞서 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을 끌어내야 했다.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는 법적 규제로 꺾였고, 법률 플랫폼 '로톡'은 법무부와 헌재의 승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갈등에 손실이 불가피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최경철 한양대 교수는 "앞으로도 글로벌 혁신 기술을 주도하며 전 세계 국민 삶을 이롭게 하는 혁신 기술 선도자로서 벤처기업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혁신을 저해하는 경직된 규제 개선과 기득권과의 갈등을 공정하게 중재할 시스템, 실패를 포용하고 장기적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적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AI와 바이오헬스 등 규제가 필수적인 딥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표준화 전략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 주도로 해결하는 테스트베드 구축, 국제 표준화 기구에 적극 제안하는 글로벌 리더십,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초격차 기반 기술 분야에 벤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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