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검증된 변호사’인 줄 알았는데…” 3개월째 태국 억류 중인 한인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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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한 뒤 공항보안법 위반 관련 혐의로 현지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된 한국인 A씨 등 3명이 3개월째 억류돼 한국으로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8일 시사저널 취재결과 확인됐다.
공항 보안구역에 비상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는 상황이 공항보안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여러 명의 공항경찰이 A씨와 일행들을 체포하면서다.
이와 관련 주태국대사관 측은 A씨 측의 주장에 대해 "대사관은 태국 변호사의 자격 여부, 태국 업체의 회사 등록 여부 등을 확인하고 리스트에 등재하고 있으며, 업체의 한국인 대표나 상담사에 대해서는 업체 측이 제공하는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며 "태국에서의 변호사 자격은 태국인만 취득 가능하므로 B씨뿐 아니라 리스트에 있는 모든 업체의 한국인 대표 또는 상담사는 태국 변호사가 아니며, 대사관도 당연히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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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태국대사관 측 “사건 최대한 빨리 종결돼 국민 3명 귀국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여행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한 뒤 공항보안법 위반 관련 혐의로 현지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된 한국인 A씨 등 3명이 3개월째 억류돼 한국으로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8일 시사저널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들은 12월1일부로 체류 비자가 만료돼 현재 불법 체류자로 전환된 상황이다.
A씨 등 3명은 9월3일 여행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했다. 태국에 도착한 이들은 면세품 쇼핑백을 기내 오버헤드빈에 두고 내린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항공사 안내에 따라 게이트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비상문 구역에 진입하게 됐다. A씨는 "당시 해당 구역에 접근했지만 이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발생 후 일주일 뒤인 9월10일 한국으로 가기 위해 체크인을 하려던 과정에서 문제는 불거졌다. 공항 보안구역에 비상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는 상황이 공항보안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여러 명의 공항경찰이 A씨와 일행들을 체포하면서다.
이후 현지 경찰은 이들에게 11일 다시 출석할 것을 안내하면서, 조사를 받기 위해선 통역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이 제공한 통역·변호사 연계 리스트에 올라 있던 인물 B씨에게 연락을 취하게 됐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관련 기사 : 「"방콕·파타야서 '사무장'이 변호사 행세"…한국인 '2차 피해' 노출」).
A씨는 "B씨가 자신을 현직 변호사이자 대사관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다고 소개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B씨는 조사 과정에서 경찰과 별도로 면담을 진행했고, 이후 A씨 일행에게 "서류에 서명만 하라"고 안내했다고 한다. A씨는 "사건이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희 입장을 소명할 수 있는 정식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해당 사건은 송치 결정이 났고, 검찰로 사건이 이첩됐다. A씨는 "B씨가 '사건을 빨리 처리하려면 검사 면담비가 필요하다'며 1인당 4만 바트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의심을 품은 A씨 일행이 국내 회사 법무팀과 대사관을 통해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B씨가 변호인을 사임했으며, 이 과정에서 그가 변호사 자격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는 것이 A씨 측의 설명이다.
3개월 째 태국에 발목이 묶여 있는 이들의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이 보류된 상태다. 비자는 12월1일 만료됐으며, 연장을 위해 필요했던 서류 발급이 원활하지 않아 이들은 불법 체류 신분이 됐다. A씨는 "담당 수사관과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비자 연장 관련 문서도 제때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출장비·숙박비·식비 등으로 개인 저축을 대부분 소진해 최근에는 한국 가족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IDC(외국인보호소)로 이송될 수 있다는 안내도 들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주태국대사관 측 "업체의 한국인 대표·상담사,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 사용"
이와 관련 주태국대사관 측은 A씨 측의 주장에 대해 "대사관은 태국 변호사의 자격 여부, 태국 업체의 회사 등록 여부 등을 확인하고 리스트에 등재하고 있으며, 업체의 한국인 대표나 상담사에 대해서는 업체 측이 제공하는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며 "태국에서의 변호사 자격은 태국인만 취득 가능하므로 B씨뿐 아니라 리스트에 있는 모든 업체의 한국인 대표 또는 상담사는 태국 변호사가 아니며, 대사관도 당연히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태국대사관 측은 "면담 시작 직전 태국공항공사(AOT) 측이 대사관과의 회의 내용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과 관련이 있으므로 변호인의 회의 동석은 어렵다는 의견을 현장에서 전달해와 변호인이 퇴장했다"며 "피고소인에게 공유가 어려운 민감 정보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태국공항공사 측 입장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국대사관 측은 "대사관은 공항공사와의 회의를 통해 우리 국민 3명이 귀국하지 못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음을 전달하고, 이 사건이 최대한 빨리 종결돼 귀국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며 "대사관과의 회의 이후 공항공사 측의 입장을 변호인과 민원인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국 검찰청은 이 사건에 대해 12월20일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A씨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불법체류 상태로 검찰에 출석하게 될 경우 별도 구금 가능성도 있다는 게 A씨 측 변호인의 설명이다. 아래는 취재진이 지난 2일 A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억류 중인 한인 A씨 "숙박비·식비·교통비로 한 달 전에 돈 모두 소진"
사건 발생 이후 대사관에서 연락은 없었는가.
"이 사건 이후 국민신문고에 청원을 올려서 고발자인 태국공항공사와 대사관 직원들과 면담이 있었다. 그러나 변호인들 출입도 하지 못하게 했다. 형식적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방법이 없다'는 말만 하고, 어떠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경찰 조사는 어떻게 진행됐나.
"경찰 조사 과정에 대해선 저희는 아무것도 모른다. '서명하라'고 해서 서명만 했을 뿐이다. 경찰 조사가 끝나면 주는 조사 리스트조차 받지 못했다. 먼 타국에서 같은 한국인이 어려움에 처해진 상황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다. 캄보디아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대사관 직원들의 민원 처리 방식에 너무 지친다."
B씨와 통화할 때 어떤 대화를 나눴나.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다며 검사에게 뒷돈을 주면 (사건의)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지 않았다."
B씨를 의심할 생각은 하지 않았나.
"대사관에서 제공해준 통역·변호사 리스트에 B씨가 대표로 있었기에 믿고 연락을 한 것이다. (대사관을) 믿고 연락을 했을 뿐이다."
보석은 언제까지인가.
"사건 종결될 때까지 보석 상태다. 다만 1일 경찰이 협조를 안 해줘서 비자 연장을 하지 못했다. 이제 불법 체류자 신분이다. 담당 수사관으로 인해 서류 한 장 받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변호인단도 '이렇게 비협조적인 경찰은 처음 본다'라고 했다. 저희보다 더한 사건들도 보통 석 달 안에는 마무리돼 모두 출국했다고 들었다."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고 있나.
"생활비로는 월급 모아둔 것이 전부였다. 숙박비, 식비, 교통비로 한 달 전부터 다 써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것도 언제까지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는 건가.
"12월20일에 태국 검사가 기소 혹은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고 '대기하라'는 말을 들었다. 검찰청에 출석할 때 불체자 신분으로 출석하게 되면 구속될 것이다. 변호인단이 비자 연장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불체자 신분이 돼 하루에 벌금이 500바트(한화 2만2965원)씩 붙는다고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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