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최희연 동화 읽은 어른들 대표 "아이들에게 동화 세계 알려줄 수 있는 시간 계속 됐으면"
풍암동 내 여러 행사·프로그램도 참여
동 공모사업 계기로 새로운 공동체 생겨
책을 매개로 여행하는 문학기행도 ‘인기’

"동화를 매개로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순간들이 너무 소중해요."
지난 5일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최희연(40·여)'동화 읽는 어른들' 동아리 대표는 마을에서의 공동체 활동이 자신과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이야기하며 미소를 지었다.
최 대표가 처음부터 동네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소박했다.
최 대표는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데 아이들과 더 가까워질 방법을 찾았었다"며 "신암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독서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말처럼 '동화읽는 어른들'은 신암초 학부모 독서회에서 출발했다. 한 달에 한 두 번 동화를 읽고 생각을 나누는 소모임이었지만, 그는 그 안에서 아이들과 책으로 소통하는 기쁨을 발견했다.
최 대표는 "동화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였다"면서 "아이들이 책 속에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듣는 시간들이 참 소중했다"고 밝혔다.
그의 활동은 교실 밖으로 확장됐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을 위한 동화 읽어주기 봉사를 꾸준히 진행했고, 풍암동의 여러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뜻밖의 새로운 공동체가 생겨났다. 풍암동 주민자치회가 아파트 소규모 공동체를 육성하기 위해 시작한 '통통자치클럽' 공모사업을 계기로 최 대표는 또 하나의 모임인 '나눗셈'을 구성했다. 나눗셈은 독서·북아트·공동육아돌봄을 함께하는 학부모 중심의 소모임으로, 금호2차 아파트 내 일반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만든 '부엉이도서관'을 거점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부엉이도서관은 말 그대로 작은 '마을의 거실'"이라면서 "아이들이 편하게 드나들며 책도 보고 북아트도 할 수 있었던 건 주민이 공간을 내줬기 때문"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엉이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활동은 마을 전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문학기행은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책을 매개로 여행하며 관계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최 대표는 "지난해 처음 소규모로 순천 문학기행을 갔는데, 이후 강진과 올해 전주·고창까지 다녀오면서 참여자가 점점 늘었다"면서 "소문이 남녀서 풍암동 내 4개 초등학교에서 신청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문학기행 경험들이 쌓여 올해 '마을교육공동체 풍암마을아이숲'이 탄생하는 기반이 됐다.
마을 활동을 하며 느낀 보람은 최 대표를 주민자치회로 이끌었다. 그는 내년부터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동아리 대표와 주민자치회 활동을 동시에 이어갈 예정이다.
최 대표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동네)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마을 행사들이 많아지다 보니 곳곳이 활기가 생기고 대화도 많아졌다"면서 "주민자치회에서 활동하면 더 넓은 영역에서 아이들과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뻐했다.
끝으로 최 대표는 "'동화 읽은 어른들'동아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동화에 관심 있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동화의 세계를 알려줄 수 있는 시간들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아이들과 이웃 아이들이 동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마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오래 간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