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종로3가, 차도·주차장 점령한 포차… 화기·가스통 ‘도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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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8시, 서울 종로3가역 인근 노상 주차장.
'공영 주차장 내 취사·불 피우기 금지'라는 현수막 아래로 포장마차(포차)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노상 주차장이 아닌 일반 차도 위에 포차를 두는 것은 현행법상 가능하다.
20년째 포차를 운영 중인 60대 이모씨는 "이 일로 살아왔는데 여기서까지 금지하면 서민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며 "차량 통행 불편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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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8시, 서울 종로3가역 인근 노상 주차장. ‘공영 주차장 내 취사·불 피우기 금지’라는 현수막 아래로 포장마차(포차)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주차된 차량과 포차, 액화석유가스(LPG)통이 뒤엉켜 있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차량과 가스통이 맞붙어 있는데 버너(화기)까지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불안하다”고 했다.
퇴근 시간이 지난 시각이었지만 포차들이 한 차로를 차지하면서 차량 흐름은 계속 정체됐다. 직장인 임모(28)씨는 “포차 때문에 차선이 줄어들어 짜증이 난다”며 고개를 저었다.

◇주차장·차도 점령한 포차... 화기·가스통 ‘위협’
청계3가 사거리에서 종로3가역 13번 출구까지 약 180m 구간에는 현재 포장마차 15여 곳이 영업 중이다. 2008년 서울시 시책 사업으로 기존 종로 대로변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온 곳이다. 도로는 일방통행 3차선인데, 노상 주차장 10칸이 있는 지점은 2차로로 좁아진다. 포차들은 주차면과 마지막 3차로 위에 설치돼 있다.
문제는 주차장법이 지난해 9월 개정되면서 촉발됐다. 개정법은 주차장 내 ‘취사·불 피우기’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일부 포차는 이동식 조리대를 인도 위로 옮겨 놓고, 실제 조리 과정은 차도와 주차면에서 이어가고 있다. 버너 등 화기 사용도 그대로다.
직장인 박모(30)씨는 “불판은 차도 위 테이블에서 쓰고 있으면서 ‘조리대는 인도에 있다’는 이유로 합법이 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주차된 차량 바로 옆에 놓인 LPG 통도 위험 요소다. 차량에는 연료·오일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작은 불씨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주차 구역과 맞닿은 곳에서 화기를 쓰는 것은 주차 구역 내 취사와 위험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법 위반 아니지만 불안… 시민·상인들 “불편”
노상 주차장이 아닌 일반 차도 위에 포차를 두는 것은 현행법상 가능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우회전 차선 기능이 사실상 사라져 퇴근 시간 이후에도 차량이 밀릴 정도로 혼잡하다.
포차 천막은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크게 흔들렸다.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차도가 바로 앞인데, 혹시 차가 포차를 향해 돌진하면 어떻게 하나 싶다”고 했다.
인근 상가의 불편도 크다. 이 구간은 공업용품 상점이 대부분이라 기존 포차 거리와 달리 상권 특성이 맞지 않는다. 아크릴 업체 점주 A씨는 “오후 5시부터 포차 설치가 시작돼 작업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며 “기름 연기와 벌레가 꼬여 위생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20년 생계인데, 뭐 먹고 사나”... 종로구 “강제 조치 어려워”
포차 점주들은 위험성은 인정하면서도 ‘생계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년째 포차를 운영 중인 60대 이모씨는 “이 일로 살아왔는데 여기서까지 금지하면 서민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며 “차량 통행 불편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점주 백모씨도 “생계를 걸고 하는 일인데 함부로 없앨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포차 영업은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왔지만, 법 개정 이후 ‘음영 지역’에서 유지되는 편법 운영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로구는 법적 한계를 호소한다. 조리 시설이 인도에 설치된 이상 주차장법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생계형 노점이라 강제 철거 등 강력 조치는 쉽지 않다”며 “화재 위험 대비 소화기 비치, 안전 교육 등 행정 지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행 환경을 어지럽히거나 확장 영업을 할 경우에는 단속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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