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덕의 도발] ‘장동혁의 국힘’ 바닥 아직 멀었다

국민의힘도 신경 끊었다. 그 당 대표 장동혁은 3일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란 메시지를 냈다.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 윤석열의 계엄 선포문을 한마디로 줄인, ‘내가 윤석열이다’ 같은 소리다.

1년 전도 비슷했다. 계엄 직후 갤럽에 따르면, 71%가 내란죄로 봤다. 국힘과 보수층은 달랐다. 국힘 지지층의 68%, 보수층의 51%가 “내란 아니다” 응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94%)은 물론 중도층(78%)과 무당층(72%)도 “내란”이라는데 딴 세상에 살고 있었다.
헌재의 대통령 파면에 대한 견해도 달랐다. 4월 갤럽 조사에서 69%가 “잘된 판결”이랬는데 국힘 지지층은 24%만, 보수층은 39%만 잘됐다고 했다. TK도 절반만, 전국에서 제일 낮은 비중이 잘됐다는 응답이다. 그러니 당심 80%+민심 20% 경선에서 뽑힌 당 대표 장동혁이 비상계엄 잘못을 사과할 리 없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다. 대체 국힘 지지층과 보수, TK는 왜 다른 사람들과 그리 다른 것일까.

간단히 줄이면, 권위주의적 지도자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클수록 그의 반민주적 행위를 더 용인하고 처벌에는 관대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쉽게 말해 TK처럼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클수록 윤석열을 두둔한다고 볼 수 있다(또 다른 논문에선 연령이나 소득과 상관없이 권위주의를 지지하는 비중이 25% 정도인 것으로 나타난다. 회사나 주변에서 보면 넷 중 하나가 이런 성향인 것 같다).
국힘 지지자일수록, 정치기관 신뢰도가 적을수록, 정치지식 수준이 낮을수록 계엄을 긍정적으로, 탄핵을 부정적으로 봤다. 정서적 양극화도 크게 작용했다. ‘그들 정당’이 너무 싫어 미우나고우나 ‘우리 정당’이라는 식이다(좌우 막론하고 정치인과 극단 유튜브가 이런 성향을 부추긴다). 보수 중에서도 ‘부정선거론’을 수용하는 ‘체제 불신 보수’가, 외롭고 강박증을 지닌 사람일수록 계엄에 우호적 태도를 보인다는 논문까지 보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이성은 가까이 있지 않다. 나도 내 마음대로 안 돼 가슴을 치는 판이다. 인간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와 다른 인식을 지닌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기로 했다(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 보수의 인간관이다).
그들이 조용히 있기를 바라지만 입을 막을 순 없다. 내가 싫어한다고 그들을 없앨 수도 없다. 싫어도 같이 살아야 하는 게 우리나라다(오해 말기 바란다. 윤석열-김건희를 V1-V0로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계엄과 탄핵에 대해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같이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위법적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점진적 변화를 바라면서).
다만 그들은 국힘 지지층이나 보수 중에서도 일부다. 장동혁의 국힘이 이들만 바라본다면, 내년 지방선거부터 줄줄이 패배를 면치 못할 것이다.

박근혜 탄핵 때는 2021년, 4년 만에 비상대책위원장 전문 김종인이 국힘의 서울-부산시장 승리를 몰고 왔다. 그러나 기실은 민주당 성추행 때문에 치른 선거여서 거저 얻은 승리나 마찬가지다. 웰빙 체질 개혁 없이 대선 때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 윤석열을 업둥이 후보로 모셔온 결과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이다. 선거승리와 집권을 원한다면 더 많은 유권자 특히 중도층을 향해 당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우리는 인간이기에 불완전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누군가 홀로 잘났다고 인간개조-사회개조까지 외치고 나서면, 불안하다(자칭 진보적 세력이 이런다). 단지 계엄 옹호-탄핵 반대 견해를 가졌다고 그런 생각도 못하게 하는 것, 표현을 금지하고 심지어 처벌하는 것, 그게 독재이고 전체주의다. ‘국민주권정부’가 그래서 무섭다.
김순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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