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홍역 비상, 한국은 폐렴 비상”…바로 ‘이것’ 때문

김영섭 2025. 12. 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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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역 백신 접종률 낮아 환자 6배↑…韓, 노인 폐렴 백신 접종률 낮아 환자 3배↑
겨울철에는 폐렴 등 환자가 급증해 병원 응급실이 북새통을 이룬다. 마네킹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 환자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연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신 예방접종에 대한 불신으로 미국 홍역 방역의 둑에 큰 구멍이 뚫렸다. 어린이 홍역 환자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감염병인 홍역이 해당 지역에서 유행하지 않고 저절로 소멸하려면 '집단 면역 임계값'이라는 최소한의 예방 접종률을 충족해야 한다. 홍역은 예방 접종률이 95%는 돼야 유행을 비껴갈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 입학생을 기준으로 MMR 백신(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의 전국 평균 접종률이 9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에 따라 격차가 매우 심해 아이다호주 등 일부 지역의 접종률은 78.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MedicalXpress)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지역 보건 당국이 예방접종률 저조에 따른 홍역의 유행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역 보건 당국은 "필수 예방 접종률이 2020~21학년도 95.1%에서 2024~25학년도 90%로 5%포인트 넘게 감소했다"며 "홍역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집단 면역 임계값 95%에 많이 못 미친다"고 말했다.

양국, 최소한의 예방 접종률 '집단 면역 임계값'에 못 미쳐…감염병 확산에 '빨간불'

이 때문에 올해 미국에서는 홍역 환자가 지난해의 6배 이상 많이 발생했다. CDC 최신 통계를 보면 올 들어 12월 2일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홍역 환자는 1828명으로 지난해의 285명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어린이 3명이 숨졌다. 홍역으로 확진된 사람의 92%는 홍역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 즉 집단 면역 임계값에 못 미치면 어떤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어린이 홍역 예방 접종률이 집단 면역 임계값보다 5%나 부족한 것은, 홍역 바이러스가 어린이들 사이에 창궐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성인 백신접종률 60% 그쳐…폐렴 환자, 전년 대비 2.7배 늘어 300만 명 육박"

하지만 더욱 심각한 방역 구멍은 국내에 있다. 미국보다 통제 목표치가 낮은 폐렴 백신마저 65세 이상 노인 접종률이 60%대 초반에 머물러, 폐렴의 집단 면역 임계값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계의 최신 데이터를 종합하면, 2024년 한 해 동안 폐렴으로 병원을 찾은 국내 환자는 약 298만 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3년의 약 111만 명의 2.7배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에선 65세 이상의 폐렴구균 백신 권장 접종률이 집단 면역 임계값을 고려해 70~80% 이상으로 설정돼 있다. 집단 면역 임계값과 나이 든 사람들의 감염 확산을 막고 중증 환자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보건 당국이 정한 수치다. 정부는 폐렴의 주요 원인인 폐렴구균을 막기 위해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무료 예방 접종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예방 접종률은 수년째 60%대 초반(평균 약 60.8%)에 머물러 있다. 집단 면역 효과를 보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다.

이 때문에 연간 폐렴 환자가 3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찬 바람이 불면 폐렴 환자가 크게 늘어 응급실이 북적대기 일쑤다. 국내 폐렴 환자는 여름철보다는 기온이 떨어지는 12월과 1월에 2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겨울(2023년 12월~2024년 2월)에는 수도권의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70대 이상 노인 환자로 포화 상태를 빚었다. 사망자 급증으로 '3일장' 대신 '4일장'을 치르는 이상 사례가 속출했다.

"한국 65세 이상, 최소한의 예방 접종률인 '집단 면역 임계값' 넘기는 데 협조(?) 바람직"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최근 사망원인 통계(2024년 기준)에 따르면 폐렴은 심장질환(10.0%)을 앞질러 전체 사망 원인 2위(10.2%)를 차지하며 치명률이 크게 상승했다. 암(19.5%)에 이어 사망 원인 2위에 오른 폐렴은 그 위험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폐렴 사망자의 92%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조사돼 노인 방역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과거 소아마비도 접종률이 80%를 넘으면서 통제할 수 있었다. 60%대에 머물러 있는 노인 폐렴구균 및 호흡기질환의 백신 접종률을 '집단 면역 임계값'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년 겨울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의료 대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

한편 홍역 수두 소아마비 등 국가 필수 예방접종(NIP) 대상 감염병의 어린이 접종률은 96~98%다. '95%의 벽'을 썩 어렵지 않게 넘어선다. 국내에서 이들 어린이 감염병의 대유행이 드문 까닭이다. 반면 어른 감염병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65세 이상의 폐렴 등 예방접종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을 챙기는 차원이 아니다. 붕괴 직전의 응급실을 살리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한국은 홍역(95% 이상 요구)과 달리 노인 폐렴 백신 접종률 60%가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폐렴구균은 홍역(95% 이상 요구)만큼 전파력이 높지는 않지만, 감염 시 65세 이상 사망률이 92% 이상에 달하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중증화 방지 및 의료 과부하 예방을 위해 70~80% 이상의 접종률이 권장되나, 현재 40%가 미접종 상태로 남아 응급실 과부하의 핵심 원인이 됩니다.

Q2. 홍역처럼 95%의 '집단 면역 임계값'이 필요한 질병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2. 홍역 외에도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들은 매우 높은 방어벽을 요구합니다. 백일해는 92~94%, 수두는 90% 내외, 소아마비는 80% 이상의 접종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임계값은 해당 질병이 지역사회에서 유행하지 않고 스스로 소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선입니다.

Q3. 현재 홍역 환자가 급증한 미국과 같은 비극을 막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A3. 국내 어린이 접종은 96%로 성공했으나, 성인 접종은 실패했습니다. 65세 이상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폐렴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부모님의 미접종은 개인 건강을 넘어, 연간 300만 명에 육박하는 환자로 인해 마비되는 사회 전체의 의료 자원을 보호하는 필수적인 행동입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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