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조물 우리곡물] 피낭시에·타르트로 무한 변신…달콤한 쌀의 무한 질주

조은별 기자 2025. 12.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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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달짝지근한 향기가 거리에 퍼진다.

서울 중구 신당역 근처에 있는 '단미쌀디저트'에서 프랑스식 케이크와 빵을 굽는 냄새다.

방앗간에서 하듯 쌀을 물에 충분히 불린 뒤 가루로 빻아 사용하자 맛과 식감 모두 만족스러운 빵을 만들 수 있었다.

'신동진' 쌀로 만든 피낭시에와 타르트는 단미쌀디저트의 대표 메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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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조물 우리곡물] 서울 중구 ‘단미쌀디저트’
밀 대신 우리쌀로 만드는 프랑스식 빵
쌀 품종 바꾸며 반죽…맛·모양 완성
피낭시에 맛집으로 남녀노소 발길
속 편한 빵으로 연말 선물로도 제격
팝업 행사 참여, 쌀의 무한매력 알려
서울 중구 ‘단미쌀디저트’에선 밀 대신 쌀로 피낭시에·타르트를 만든다. 김원철 프리랜서 기자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향기가 거리에 퍼진다. 서울 중구 신당역 근처에 있는 ‘단미쌀디저트’에서 프랑스식 케이크와 빵을 굽는 냄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가게 내부엔 이삭 달린 볏단이 놓여 있고, 벽에도 ‘쌀(米)’이 크게 적혀 눈길을 끈다. 이곳의 피낭시에·타르트·키슈는 밀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쌀로만 재탄생한다.

“이 맛에 쌀을 빻죠!” 손님이 쌀의 매력을 알아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김규리 대표.

김규리 대표(38)는 2021년부터 빵과 디저트를 만들어왔다. 그가 밀 대신 쌀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모두가 속 편히 즐기는 빵을 굽고 싶다는 것. 이제는 그가 바란 대로 남녀노소 다양한 손님이 부드러운 쌀빵을 맛본다. 매일 빵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도 많다. 분주히 일하던 김 대표는 “처음부터 술술 풀린 건 아니다”라며 “맛과 모양을 잡기 위해 1년 넘게 반죽과 씨름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밥맛 좋다는 차진 쌀로 반죽을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웬걸, 떡이 되더라고요. 반대로 고두밥처럼 고들고들한 품종을 찾아 헤맨 끝에 ‘신동진’ 쌀을 만났죠. 알이 단단하고 찰기가 적어서 딱 맞았어요.”

품종은 정했지만 또 다른 벽을 맞닥뜨렸다. 오븐에 구우니 식감이 촉촉하지 않고 푸석푸석한 것. 너무 되직하지 않으면서 수분감을 유지할 방법을 찾던 그는 습식 쌀가루 공정을 떠올렸다. 방앗간에서 하듯 쌀을 물에 충분히 불린 뒤 가루로 빻아 사용하자 맛과 식감 모두 만족스러운 빵을 만들 수 있었다.

소화가 잘되는 쌀빵은 연말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신동진’ 쌀로 만든 피낭시에와 타르트는 단미쌀디저트의 대표 메뉴가 됐다. 한입 베어 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이 부드러워 ‘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중구 동화동에 사는 60대 김희순씨는 “쌀로 만드니 소화가 잘돼 자주 사 먹는다”며 “많이 달지 않은 편이라 차와 곁들이기도 좋다”고 했다. 또 다른 손님도 “연말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라며 봉투에 빵을 10개 이상 골라 담았다.

피낭시에와 타르트 종류도 다양하다. 오징어 먹물을 넣어 검은빛을 띠는 현무암 피낭시에, 은은한 과일향이 나는 무화과 크림치즈 피낭시에, 짭짤한 감칠맛이 돋보이는 솔티초코 피낭시에, 달콤한 설탕 과자가 올라간 누네띠네 피낭시에 등 열가지가 넘는다. 타르트도 고소한 달걀 맛이 나는 에그타르트부터 치즈를 듬뿍 넣거나 호두로 속을 채운 것까지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파이 안에 토마토·피망·베이컨 등을 넣어 식사용으로 즐기는 키슈도 인기다.

단미쌀디저트에서 일주일마다 쓰는 우리쌀은 30㎏에 달한다. 매년 1500㎏ 정도를 소비하는 셈이다. 또한 그해 생산한 햅쌀을 직접 가공하기 때문에 방부제와 첨가제 없는 빵을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가게 이름인 단미(米)는 달콤한 쌀이란 뜻”이라며 “앞으로도 우리쌀로 맛있고 건강한 후식을 만들어 쌀 소비를 늘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쌀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식음료를 주제로 한 팝업 행사에도 적극 참여한다. 첫 행사에 갔을 땐 “떡이에요?” “밀가루가 아닌데 맛있을까?” 묻는 손님이 많았단다. 그는 “반신반의하던 손님이 행복한 미소를 딱 지을 때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우리쌀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습니다. 빵과 케이크에도 이렇게 잘 어우러지잖아요. 오늘도 이 맛에 쌀을 빻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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