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지혜, 맥을 잇다…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넘어 미래로

김보경 기자 2025. 12. 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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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본지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서 진행한 탕 솅야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장의 인터뷰(9월29일자 12면 보도)에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의 지속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미경 청산도 구들장논보존협의회 사무국장은 "주민 주도 공동체, 농업 활성화, 기후위기 대응은 한 지역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속가능한 농업유산은 지역간 연대와 협력이 바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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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HS 등재 넘어 미래유산을 향해
농수산분야 관계자 국제 심포지엄서
농촌문제 공유…지역간 협력 논의
韓 ‘구들장 논’ 등 9곳 농업유산 지정
“주민 주도 지속가능 모델로 활용돼야”
지속적인 가치로 아름다운 대물림을
제주 ‘밭담’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본지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서 진행한 탕 솅야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장의 인터뷰(9월29일자 12면 보도)에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의 지속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기후위기, 고령화, 청년 이탈 등 농촌이 직면한 무거운 과제 속에서 GIAHS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국내외 농수산분야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지역실무진 등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11월19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GIAHS 국제 심포지엄’ 현장이 그곳. 

11월19일 서울 종로구 아미드호텔에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GIAHS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지숙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맨 왼쪽부터), 민경종 해양수산부 사무관, 황길식 명소IMC 대표, 김미경 청산도 구들장논 보존협의회 사무국장, 강미희 한국생태관광협회 부회장, 페이랙 피분룽 로지 태국 치앙마이대학교 교수.

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 주관, 명소IMC 주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GIAHS 등재 지역간 협력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첫 단추라는 의미가 있다.

청산도 ‘구들장 논’
전통차밭
대나무밭

◆한국 GIAHS 9개, 등재에서 활용으로=우리나라는 2014년 청산도 구들장 계단식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을 시작으로 현재 9곳이 GIAHS에 등재됐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숫자다.

등재 이후 각 지역은 농업유산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정인영 경남 하동군농업기술센터 팀장은 “매년 5월 열리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올해로 28회를 맞았고, 총 8㎞에 달하는 전통차밭 탐방로를 조성해 지역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동군은 2023년 하동세계차엑스포 이후 화개면에 야생차문화센터를 만들었고,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동 세계차 엑스포가든도 조성 중이다.

임진택 전남 담양군농업기술센터 주무관은 “2020년 GIAHS 등재 후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대나무밭 핵심지역을 보존·관리하고 주민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론 청산도·하동 등 다른 지역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모델을 모색할 계획이다.

남해 ‘죽방렴’

◆중국의 제도화, 일본의 도농교류…다양한 모델 공유=중국은 GIAHS 선정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재 25곳이 등재됐다. 생태·경제·사회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한 3단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를 제도화·입법화해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 루 한닝 중국 농업농촌부 국제교류서비스센터 부처장은 “한·중·일은 농업 문명을 공유하는 만큼 GIAHS라는 연결고리로 세나라가 직면한 기후변화·식량안보 문제에 함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우라 야스하루 일본 미요시정 관광산업과장은 사이타마현의 ‘무사시노 고원 낙엽 퇴비 농법’을 소개했다. 이는 저지대 숲의 나뭇잎을 모아 퇴비로 사용하는 360년 전통의 농업 방식이다.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고구마·감자·시금치 같은 특산물을 재배하고 도쿄와 가까운 지리적 위치를 이용해 도시민들을 위한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올해 하동군과 우호도시협약을 맺어 교류를 시작했다. ​

◆농업유산 지정 다음 단계, 협력 통한 지역사회 성장=전문가들은 농업유산 발굴·지정을 넘어 지역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가 성장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김미경 청산도 구들장논보존협의회 사무국장은 “주민 주도 공동체, 농업 활성화, 기후위기 대응은 한 지역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속가능한 농업유산은 지역간 연대와 협력이 바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 어업유산에 국비·지방비로 7억원, GIAHS 등재지에 최대 3억원 안팎을 지원하고 있다. 민경종 해수부 사무관은 “어장이 살아야 어업유산도 유지될 수 있기에 기후위기 대응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부터 농업유산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지역 모니터링, 워크숍, 10주년 행사 등의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 이지숙 농식품부 사무관은 “보전활동의 중심엔 주민이 있어야 한다”며 “농민들의 역량을 키워 농업유산을 활용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교류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농업유산이 힘을 합쳐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 농업유산 네트워크 출범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

사진=명소IMC, 농민신문 DB, 각 시·군 제공

우리나라 세계중요농업유산 9곳 (등재순) >>>

▲전남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경남 하동 전통 차 농업 ▲충남 금산 인삼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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