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하나는 단념하라는 세상…“축구팀 정체성도, 프로 승격도 포기 안 할래요”

김세훈 기자 2025. 12. 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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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오로라 FC ‘원대한 꿈’
미네소타 오로라 FC 선수들 구단 SNS

포용·정의·지역 기여 ‘핵심 가치’
시민들,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커뮤니티 소유 모델’ 뜨거운 반응
프로 진출 조건은 단일 지분 30%
가치 존중할 ‘투자 거물’찾는 중

48경기 연속 무패. 아직 우승은 없지만, 이 팀의 목표는 더 크다. 미국 아마추어 여성축구팀 미네소타 오로라 FC가 프로 무대로의 승격을 준비하며 독특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CNN이 4일 전했다.

오로라 FC는 2020년 세인트폴 지역의 성소수자 친화적 축구바 ‘블랙 하트’를 운영하는 웨스 버다인, 공공정책 전문가 매트 프리브라츠키가 “엘리트 여성축구가 없는 미네소타”를 문제로 느끼면서 2020년 출발했다. 당시 신설 예정이던 USL(미국프로축구 2부) W리그가 그들을 받아줬다.

2021년 8월 오로라 FC는 첫 커뮤니티 소유권 판매에 나섰다. 3080개의 지분은 3개월 만에 모두 팔려 총 100만달러가 모였다. 여성선수 처우 문제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더 큰 공감을 얻었다. 출범 단계를 함께한 마케팅 전문가 안드레아 요크는 “많은 사람들이 여성 스포츠의 열악함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지역의 상처를 치유하는 긍정적 프로젝트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5월 첫 경기 당시 6000석 중 절반만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첫날에만 80%가 매진되면서 전 좌석을 개방했다. 이후 관중 수는 대부분 4000명 이상, 첫 경기는 5000명 넘게 입장했다.

오로라 FC의 초대 코치진과 스태프 중 상당수는 성소수자로서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현 감독인 젠 라릭은 “팀 내부와 팬 문화 모두 ‘누구나 환영받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 가치”라고 강조한다. 프로 구단 고담 FC에서 2023년 미국여자프로축구(NWSL) 우승을 경험한 사라 하순은 2025년 오로라 FC에 합류해 5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순은 “프로 팀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지만, 오로라에서 느낀 공동체의 에너지와 참여는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하다”고 말했다.

오로라 FC는 선수 숙소 제공, 지역 방송 중계, 스폰서 패키지 판매 등 프로 구단과 유사한 운영 방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USL W리그 규정상 선수들은 급여를 받을 수 없다. 프로 리그인 NWSL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최소 30% 지분을 가진 단일 투자자가 필요하다. 요크는 “NWSL 진입에는 약 2억5000만달러가 필요하다”며 “커뮤니티 소유 모델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로라 FC의 핵심 가치는 포용성, 사회 정의, 지역사회 기여다. 이 가치가 때로는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하순 사장은 “우리가 더 크게, 더 명확하게 가치관을 드러낼수록 유지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프로 진입이 쉽지는 않지만, 경영진은 이를 가능성의 문제가 아닌 시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

CNN은 “미네소타 오로라 FC는 여전히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포용성 기반의 새로운 스포츠 경영 모델로 미국 여성축구의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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