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표 메뉴는 있지만… 경기 고교 급식실 멈췄다

4일 낮 12시 50분 경기도 A고등학교 급식실 앞. 이날 식단표에는 ‘숯불매콤닭바베큐·또띠아쌈’ 등 메뉴가 적혀 있었지만, 급식실은 조용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 첫날, 이 학교 급식 조리원 10명 중 8명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급식실은 아예 가동되지 않았다. 대신 교실마다 샌드위치와 메추리알 3알, 찹쌀떡, 음료수가 담긴 상자가 배달됐고, 학생들은 각자 자리에서 대체식을 먹으며 점심을 해결했다. 한 1학년 학생은 “원래 제육이나 닭 나오는 날이라 기대했는데 샌드위치 하나라 아쉬웠다”고 했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전체 2772개 학교 중 1134개교(40.9%)가 파업 영향으로 급식·돌봄·방과후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총 교육공무직 3만8753명 중 5175명(13.4%)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급식종사자 1만4751명 중 4289명(29.1%)이 파업에 나서 급식이 중단되고 대체식이 제공됐다. 초등돌봄전담사 139명(4.7%), 특수교육지도사 207명(14.6%)도 파업에 참여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급식·돌봄·특수교육 등 학생생활과 직결되는 분야부터 비상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A고등학교에서도 도시락을 챙겨온 학생들이 일부 있었다. 1학년 9반(23명)에서는 1명의 학생이 집에서 도시락을 들고 왔다. 도시락에는 밥과 계란국, 계란말이, 오징어젓갈 등 반찬이 넉넉하게 담겨 있었다. 이 학생은 “원래 양이 많아서 엄마가 걱정돼 한 끼를 더 싸주셨다”고 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편의점 삼각김밥을 가져와 곁들여 먹었다.
급식실 앞 조리원 게시판에는 조리원 10명의 사진이 걸려 있었지만, 실제 출근한 인원은 2명뿐이었다. 이들은 파견직으로 파업 대상이 아니었다. 급식실 내부는 조리대와 대형솥이 모두 멈춰 있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경기·대전·충남 지역 조합원 1만여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며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연대회의(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동조합·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최저임금 이상 기본급 보장” “방학 중 무임금 생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했다.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1차 총파업에 이어 두 번째 집회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말부터 본청·교육지원청·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대응 지침을 배포하고 직종별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급식은 파업 참여율이 50% 미만일 경우 메뉴 간소화를, 50% 이상일 경우 빵·우유 등 대체식 제공을 지시했다. 돌봄·특수교육·유아교육 분야는 비참여 인력을 활용해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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