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악용될라" 쿠팡發 개인정보 유출 사태 불안감 확산

정희윤 기자 2025. 12. 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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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결제 시도·스미싱 확산…소비자 불안 급증
통관부호 재발급 급증… 유니 패스 사실상 마비
소비자 소송 50만 명 참여, 대응 미흡 비판 확산
서비스 지연을 알리는 관세청 홈페이지와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개인통관번호 재발급 관련 게시물.

쿠팡에서 3천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사태는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국가 시스템을 흔드는 전국적 혼란으로 번지고 있다. 로그인 도용과 해외결제 승인 알림이 잇따르고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소비자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직구에 필수적인 개인통관고유부호 재발급이 폭증하면서 관세청 유니패스가 사실상 마비돼 민간 플랫폼의 보안 리스크가 금융·물류·공공 인프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말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필리핀·'알 수 없는 위치' 등 해외에서 쿠팡 계정 로그인이 시도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쿠팡은 "로그인 비밀번호와 결제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 제보는 이와 배치되는 모양새다.

특히 쿠팡에 신용카드를 연동한 이용자들이 본인이 결제하지 않은 해외 승인 문자를 받았다는 글이 급증하고 있으며, 쿠팡 사칭 스미싱 문자와 스팸 전화도 하루 수차례 쏟아진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스미싱 피해 사례가 직접 소개되며 우려가 커졌다.

일부에서는 쿠팡 계정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5천∼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로그인 정보 대량 유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피해 우려가 커지자 소비자들은 탈퇴와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에는 쿠팡 집단소송 준비 카페가 30곳 이상, 회원 수는 총 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미 서울중앙지법에 1인당 20만 원 위자료 청구 소장이 제출됐고, 부산에서도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이 예고됐다.

또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국가 전산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쿠팡 로켓직구 이용 과정에서 입력하는 개인통관고유부호(통관부호)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재발급 요청이 폭증하면서다. 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통관부호 재발급 건수는 40만 건을 넘겨 평상시의 수십 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관세청 유니패스는 지난 2일 오후부터 접속 지연·오류가 반복되며 사실상 마비됐고, 이용자들은 "새벽에도 접속이 안 된다", "인증 단계에서 계속 튕긴다"고 호소했다.

SNS에서는 "모바일보다 PC 접속이 낫다", "지문인식 대신 공동인증서를 사용해야 한다" 등 각종 '발급 요령'이 빠르게 확산되며 사실상 국민적 재발급 행렬이 벌어지고 있다.

관세청은 긴급 대책으로 '통관부호 전용 발급시스템'을 가동하고, 필요 시 신분증만 지참하면 전국 세관에서 현장 즉시 발급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국민비서 알림서비스 가입을 통해 본인 명의 통관 내역을 실시간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쿠팡은 "결제 정보와 비밀번호는 별도 시스템에서 관리돼 유출되지 않았다"고 거듭 해명하고 있지만, 유출 규모가 처음 공개한 4천500건에서 3천370만 건으로 급등한 점, 공동현관 비밀번호처럼 뒤늦게 확인된 민감 정보가 존재한다는 점 등은 신뢰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IT 보안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규모가 큰 플랫폼일수록 피해 확산 속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며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 기업의 상시 보안 점검과 투자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G마켓에서 로그인 정보 도용으로 추정되는 모바일 상품권 무단 결제 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점검에 착수했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는 쿠팡발 스미싱·피싱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악성앱 설치 유도, 모바일 결제 피해 등에 각별한 경계를 당부하고 나섰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