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마리안느·마가렛 유물, 예비문화유산 선정

고흥=심정우 기자 2025. 12. 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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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틀·분유통 등 71점
고흥 소록도의 봉사자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가 사용한 유물 분유통. 고흥군 제공

전라남도 고흥군은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헌신적으로 봉사한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의 유물이 국가유산청 '예비문화유산'에 선정돼 지난 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증서 수여식을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예비문화유산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작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 문화유산 중 장래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은 유산을 의미한다. 국가유산청이 문화유산 훼손을 방지하고 미래 문화자원을 준비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다.

이번에 선정된 유물은 사단법인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이 소장한 빵틀 1점, 분유통 1점을 비롯해 국립소록도병원 M치료실 관련 유물 30건 71점으로 구성됐다. 대부분 공식 파견 종료 이후 두 간호사가 자원봉사자로 남아 2005년 귀국할 때까지 직접 사용한 물품으로 그들의 인간애와 헌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빵틀은 생일을 축하받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직접 빵을 구워 나누던 도구로, 두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생명의 기쁨과 따뜻함을 전하려 했던 마음을 상징한다. 분유통은 새벽마다 아동실에서 큰 주전자에 분유를 타 병동과 마을을 돌며 환자들에게 영양을 전달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준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 명예이사장은 "빵틀은 단순한 제과 도구가 아니라 환우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한 뜻깊은 유산이다"며 "분유통 또한 치료와 회복을 위한 헌신의 시간이 담긴 상징이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소록도 유산이 처음으로 예비문화유산에 선정된 것은 깊은 의미가 있다"며 "헌신의 기록이 담긴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그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