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형칩 대량으로 쌓아 엔비디아에 맞선다…‘AI 인해전술’ 전략 부상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5. 12. 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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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구형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쌓아 하나처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엔비디아를 따라잡으려는 ‘인해전술식’ 전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최신 공정이 막힌 상황에서, 생산 가능한 구형 칩을 최대한 조합해 성능 격차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반도체 일러스트. <연합뉴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웨이사오쥔 중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칭화대 교수)은 최근 선전에서 열린 행사에서 “14나노급 구형 칩이라도 고성능 메모리와 회로 구성을 바꿔 여러 층으로 쌓으면 엔비디아 최신 칩과의 차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이 부회장은 “연산 칩과 메모리를 최대한 가깝게 붙여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고 SCMP는 전했다.

웨이 부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이 택한 방식은 칩을 평면에 넓게 배치하는 기존 구조가 아니라, 칩을 위로 겹겹이 쌓아 하나의 칩처럼 움직이도록 만드는 구조다. 칩 간 거리가 짧아지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효율도 개선된다. SCMP는 웨이 부회장이 행사에서 “칩 적층이 전체 효율을 크게 바꾼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 같은 접근이 화웨이가 최근 추진하는 전략과도 이어진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최신 생산장비 들여오기가 어려워지자, “최신 칩 한 개를 정교하게 만드는 대신 여러 개의 칩을 결합해 성능을 확보하는 방식”을 강조해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SCMP는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가 칩을 ‘쌓고 묶어’ 성능을 확보하는 방식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의 우회 전략 배경으로 엔비디아 중심 생태계 의존을 지목했다. 현재 AI 모델, 연산 구조, 소프트웨어가 모두 엔비디아 방식에 맞춰 구축돼 있어 중국 기업이 독자 구조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웨이 부회장은 “엔비디아 중심 구조가 이미 고착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중국의 칩 생산 능력은 미국 수출 통제로 14나노급 반도체 칩과 18나노급 메모리 수준에 묶여 있다. SCMP는 이러한 제약 속에서 중국이 구형 칩을 조합하고 설계 구조를 새로 짜 성능을 보완하는 전략을 확대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신 공정으로 만든 단일 칩 대신 구형 칩 여러 개를 묶어 성능을 확보하는 방식이 부상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비유적 의미의 인해전술’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중국 내 스타트업들은 자체 연산용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CMP는 항저우 기반 스타트업이 자사 연산 전용 칩이 “엔비디아 A100보다 빠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미국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구형 공정을 조합해 새로운 설계 방식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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