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조력자살 지원단체 창립자, 93세에 조력자살로 사망

곽주현 2025. 12. 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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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번째 생일 며칠 앞둔 시점
"마지막 순간까지 돕고 싶어 해"
세계가 개념 받아들이는 데 큰 역할
조력자살 지원 단체 '디그니타스' 창립자 루트비히 미넬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 창립자 루트비히 미넬리가 93번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AFP통신은 30일(현지시간) 루트비히 미넬리가 전날 조력자살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조력자살은 의사가 치명적인 약물을 투여하는 안락사와 달리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스스로 약물을 투여해 생을 마감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디그니타스는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이 '마지막 문제'에 대한 선택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모색했으며, 종종 그 해법을 찾아냈다"며 "창립자 정신에 따라 자기결정권과 선택의 자유를 위한 전문적이고 투쟁적인 국제 조직으로서 협회를 계속 운영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력자살을 돕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기자 출신 변호사인 미넬리가 1998년 세운 디그니타스는 30여 년간 조력자살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바뀌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는 최근 투표를 통해 말기 환자에게 조력자살 권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오스트리아는 모두 2015년 이후 관련 법을 도입했다. 미국에서도 10개 주에서 조력자살이 합법이다. 영국에서는 올해 6월 관련법이 하원을 통과했고, 현재 상원 심의 중이다.

디그니타스는 1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거주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 4,000명 넘는 사람이 디그니타스를 통해 생을 마감했다. 스위스 법률은 이기적인 동기가 아닌 한 자살을 돕는 의사 행위를 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디그니타스 측은 "미넬리의 업적은 스위스 및 유럽 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미넬리가 앞장선 2011년 유럽인권재판소(ECHR) 판결은 개인이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방식과 시기를 결정할 권리를 인정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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