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노동시간 줄었지만 주 6일 야간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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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의 12년 차 생산직 노동자 A씨(60)는 지난 9월27일 아침, 주 6일간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뒤 연락이 끊겼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SPC삼립지회에 따르면, 회사에서는 교대제 변경과 함께 기본급을 2% 인상하고, 물량 유지를 위해 야간근무는 주 6일로 시행하되 6일 차 근무 시 8시간에 대해 휴일수당을 통상임금(시급)의 150%가 아닌 175%를 적용해서 지급하기로 했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15년을 일한 노동자(주간 8시간 근무 기준)의 기본급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인 230만원에 불과하다고 알려졌다.
SPC는 〈시사IN〉에 "주 6일 근무는 새로운 근무제 도입을 안착시키기 위한 과도기적 방편으로, 채용 확대 등을 거쳐 가능한 생산라인부터 차례대로 적용해서 2026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 5일 근무, 40시간 근무로 변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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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의 12년 차 생산직 노동자 A씨(60)는 지난 9월27일 아침, 주 6일간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일주일간 무단결근을 한 그는 10월4일 자택 침대 위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사인 미상’이 나왔고, 심장이나 뇌혈관 등에서 뚜렷한 이상 소견은 없었다. SPC는 “10월 초 해당 직원의 가족으로부터 자택에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회사 규정에 따라 장례 관련 지원을 해드렸다. 경찰로부터 과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달받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A씨가 일한 SPC삼립 시화공장은 지난 5월 냉각 컨베이어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난 곳이다. 7월25일 바로 이곳에 이재명 대통령이 찾아와 SPC 허영인 회장, 김범수 대표 등과 함께 현장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공장이 채택하고 있는 주야간 12시간 맞교대 근무(2조 2교대)에 대해 “현행 교대제를 유지하는 이유는 결국 기본급이 매우 낮아서 8시간씩 3교대 하는 방식으로 일하면 임금이 적어지고, 그러면 일할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닌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이것이 사고의 근본 요인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SPC는 산재 발생 직후 4조 3교대 작업 방식을 시범 운행하겠다는 약속에 더해, 그룹 전체 기준으로 생산라인의 53.7%였던 2조 2교대를 2027년까지 20%로 줄이고 위험 작업의 자동화 등을 위해 624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9월1일부터 SPC는 기존 2조 2교대·3조 2교대(하루 12시간 근무)에서 3조 3교대(하루 8시간 근무) 등으로 전환했다. 24시간 가동 라인이 아닌 라인에서는 일부 2조 2교대를 운영하고 있으나, 야간근무는 동일하게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개편 이전의 2조 2교대는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오후 7시30분 퇴근하는 조와, 오후 7시30분 출근해 이튿날 오전 7시30분에 퇴근하는 조를 주 5일씩 매주 바꿔가며 운영하는 식이었다. 개편 뒤 새로 적용된 3조 3교대는 아침조(오전 7시30분~오후 3시), 오후조(오후 3시~오후 10시30분), 야간조(오후 10시30분~오전 7시30분) 세 개 조를 주 6일씩 번갈아가며 하는 형태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SPC삼립지회에 따르면, 회사에서는 교대제 변경과 함께 기본급을 2% 인상하고, 물량 유지를 위해 야간근무는 주 6일로 시행하되 6일 차 근무 시 8시간에 대해 휴일수당을 통상임금(시급)의 150%가 아닌 175%를 적용해서 지급하기로 했다. 이 형태에 따라 A씨 역시 8월까지 2조 2교대로 일하다가 9월부터 바뀐 3조 3교대제에 맞춰 일했다. 그러고 한 달 만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SPC는 “시화공장은 3교대 근무로 바뀌면서 기존 주 52시간에 가까웠던 근무시간이 평균 약 42시간으로 대폭 감소했다”라고 주장한다. 전문가들 역시 2조 2교대에 비하면 절대적인 근무시간이 줄었을 것이며, 3조 3교대로 근무했던 A씨의 죽음이 과로사에 해당하는지도 바뀐 교대근무 표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쟁점은 남는다. 3조 3교대로 개편하면서 야간조 순서가 돌아올 때마다 종전의 주 5일보다 하루 더 늘어난 주 6일 연속으로 야간노동을 하게 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근무표에 따르면, 매주 근무 형태에 따라 31시간30분~55시간30분의 휴무가 부여된다. 이 중 야간조에서 오후조로 근무시간이 바뀔 때가 문제다. 금요일 밤 10시30분에 출근해서 토요일 아침 7시30분에 퇴근한 날이 휴일로 간주되고, 이튿날인 일요일 오후 3시에 오후조로 출근해야 하는 일정이다. 사실상 그 주에는 31시간30분이라는 짧은 휴식 시간만 가진 채 일주일 내내 공장에 오갔어야 하는 것이다.
한 달간 실질적 휴일은 하루뿐
이는 병원·소방·철도 등 많은 교대 사업장에서 야간근무 후 오전에 퇴근할 경우 ‘휴일’이 아닌 ‘비번(off duty)’으로 두고 이틀(48시간) 연속 휴무를 부여하는 것과 다르다. 고인인 A씨와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화섬식품노조 SPC삼립지회 박지혜 수석부위원장은 “동료들이 ‘월화수목금금금’ 일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연속 6일 야간근무, 온전한 48시간 이상의 휴일이 한 달에 한 번 주어지는 근무표로 인해 쉬지 않고 계속 일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화섬식품노조 SPC삼립지회는 회사와 교섭대표 노조(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식품노련) 소속)의 교대제 개편 합의가 일방적이라고 문제 제기하며 9월18일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식품노련 관계자는 〈시사IN〉과의 통화에서 “회사와 협의 중이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했다.

권동희 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바뀐 근무표를 보면) 이전의 근무 체계보다 강도가 약해진 건 맞다. 하지만 한 달간 실질적인 휴일은 하루밖에 없었고 연속한 6일 야간근무 역시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조 2교대로 일했던 사람이 갑자기 3조 3교대로 바뀌면서 생활 방식과 수면 패턴이 갑작스레 바뀐 것 역시 좋게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조성식 동아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야간근무를 연달아 하면 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이틀을 넘어가도록 연속해서 야간근무를 하지 말라는 연구들이 많다. 야간에는 우리 몸의 혈압과 맥박이 떨어지는 등 쉬는 모드로 바뀌는데 이때 고강도 노동을 하면 신체에 더 해로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교대제가 바뀌면서 생긴 문제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노동시간 감소에 따른 임금 저하다. 화섬식품노조 SPC삼립지회 김소영 지회장은 “(기본급은 2% 인상했지만 노동시간 감소로 연장근로수당, 야근수당 등이 줄어들면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월평균 30만~50만원 정도 감소했고, 최대 70만원까지 줄어든 사람도 있다. 임금이 감소하니까 그만두고 나가는 사람이 생기면서 현장의 노동강도도 심해졌다고 얘기한다”라고 말했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15년을 일한 노동자(주간 8시간 근무 기준)의 기본급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인 230만원에 불과하다고 알려졌다. 교대제가 바뀌면서 수당을 다 합쳐도 24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박지혜 SPC삼립지회 수석부위원장은 “1인 가구든,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이든 23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내기엔 부족하다. (교대제를 변경하더라도) 적어도 최소한의 생활은 보장하는 임금이 주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현대차가 주간조(오전 8시부터 오후 6시50분), 야간조(오후 9시~이튿날 오전 8시)로 10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일하던 것을 2013년 3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1조 오전 7시~오후 3시40분, 2조 오후 3시40분~이튿날 오전 1시30분)’로 개편한 적이 있다. 당시 현대차 노사는 노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노사전문위원회를 꾸려 합의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 관여했던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원래 교대제 개편은 쉽지 않다. 현대차만 하더라도 1998년에 정리해고 과정에서 처음 교대제 개편이 대안으로 대두된 이후 2013년에 와서야 업계 최초로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다. 본격적인 도입은 2016년부터였고 2013년에는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과도기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제일 획기적이었던 것은 노조는 노동시간이 줄어도 물량을 보존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에) 협조하고, 회사는 임금을 보전해준다는 합의를 맺은 것이다. 이를 위해 인력 충원과 회사의 대대적인 설비 투자가 전제됐다.”
SPC는 〈시사IN〉에 “주 6일 근무는 새로운 근무제 도입을 안착시키기 위한 과도기적 방편으로, 채용 확대 등을 거쳐 가능한 생산라인부터 차례대로 적용해서 2026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 5일 근무, 40시간 근무로 변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권은혜 기자 kik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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