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멍냥이 아픈 데는 없을까?' 반려동물 건강검진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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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7살 반려묘 하양이의 보호자인 A씨는 최근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기검진 엑스레이 검사에서 하양이의 배에 2~3cm 이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다행이 내시경을 통해 뱃속에 있던 고무패드를 제거할 수 있었다. 만약 일찍 발견하지 못해 고무패드가 장으로 넘어갔다면 장 폐색이 일어나 위험한 지경에 이를 뻔했던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치료비가 적지 않게 나왔는데, 만약 장 폐색으로 이어졌다면 치료비가 몇 배나 더 들었을 것이다. A씨는 이번 일로 반려동물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한다.
김윤지 SNU반려동물검진센터장이 들려준 건강검진 사례다. 사람에게 건강검진이 중요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생각하는 보호자가 많다. 최근 질병을 미리 예방하고, 초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김윤지 센터장은 "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증상이 보일 때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검진 항목과 검사법
반려동물 건강검진 항목은 사람과 비슷하다. 신체검사, 문진, 소변검사, 혈액검사, 영상검사 등이 기본항목에 포함된다. 반려동물은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자 문진 또한 매우 중요하다.
소변검사는 신장과 요로 건강을 평가하는 기본 검사다. 단백뇨, 포도당, 잠혈 등의 지표를 통해 신장병이나 당뇨병, 방광염 등을 확인할 수 있고, 현미경 검사에서 세균을 확인해 세균 감염이나 방광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혈액검사는 전신 건강을 반영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간(ALT, AST, ALP, GGT), 신장(BUN, Cr), 췌장(cPL), 빈혈, 염증 지표(WBC, CRP)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를 통해 간의 상태, 신장 기능, 빈혈 및 감염 여부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엑스레이 검사와 초음파 검사도 기본이다. 엑스레이는 뼈, 흉부, 복부 장기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할 수 있고, 초음파는 장기 내부의 종양, 염증, 구조 변화를 세밀하게 살필 수 있다.
특화검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심장질환(proBNP, 심전도, 심장초음파), 종양, 마음 건강(인지 기능 저하, 삶의 질 평가), 영양 및 대사성 질환 등 목적별로 생애주기에 맞춰 항목을 추가 구성한다. 최근 화식이나 홈메이드 식단을 먹는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영양대사 특화 프로그램과 반려견의 노령에 따른 인지기능장애 검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기본검진은 동네병원도 충분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크게 기본검진과 종합검진, 특화검진으로 나뉜다. 기본검진은 5가지 항목이 권장된다. ▲청진(심장 소리와 호흡 상태 확인) ▲엑스레이 검사(흉부 및 복부의 기본 영상 확인) ▲혈액검사(간·신장 등 주요 장기의 기능 평가) ▲소변검사(신장 및 요로 건강 평가) ▲관절 촉진 및 보행 평가(근골격계 이상 여부 확인) 등이다.
김 센터장은 "이 다섯 가지는 동물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는 기본적인 검사로, 동네병원에서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증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정밀 평가를 목표로 한다면 대학병원이나 좀 더 규모가 큰 병원에서 종합검진이나 특화검진을 받을 수 있다.
검진은 보통 1년에 한 번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9~10세 이상 노령견·묘의 경우에는 6개월마다 검진을 권장한다. 김 센터장은 "보통 반려견의 1년은 사람의 5년 정도에 해당하므로, 1년에 한 번의 정기검진은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 품종별, 연령별로 차이가 있어
종별로 잘 생기는 질환과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각 종의 특성과 중성화 여부, 품종 특이 질환 등을 고려한다. 리트리버는 비장과 심장에 혈관육종이 잘 생기며, 소형견인 포메라니안은 같은 부위의 혹이라도 대부분 양성으로 나타난다. 심장질환도 종별로 차이가 있다. 소형견은 좌심방 판막 부전증이 흔하고, 대형견은 확장형 심근병증이 많다. 또한 고양이는 신장병의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FGF23 같은 특수 혈액 지표를 활용해 조기 신장 기능 저하를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강아지는 최근 노령화에 따른 인지기능장애 평가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반려동물 질병지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핵심 키워드는 비만과 노령화다. 김 센터장은 "현재 개의 50%, 고양이의 61%가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진단되지만, 보호자의 인지는 27% 수준에 그친다"고 했다. 비만은 외모 문제를 넘어 당뇨, 지방간, 관절, 호흡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20세에 가까워지면서 암·치매 등 노령성 질환 발병률도 급증하고 있다.

■ 검진 전에 준비 철저히 해야
검진 시간은 검진 항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반려동물도 병원에 가면 긴장을 하기 때문에 소변과 대변은 미리 채취하고 예진 전 사전문진을 통해 병원 대기 시간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병원에 오기 전부터 검진이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동물의 감정까지 세심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검진 전에는 8~12시간의 공복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사전 상담이 필요하다. 검진 후에는 평소 먹던 사료를 그대로 주고, 과식이나 격한 운동을 피하면서 충분히 휴식하도록 한다.
■ 불필요한 검사 줄이려면
수의사는 짧은 시간 안에 얻은 정보로 판단하기 때문에 보호자는 반려동물 상태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보호자의 세밀한 설명이 불필요한 검사를 줄여주는 것이다. 또한 보호자가 직접 검진 프로그램의 구성과 체계를 비교해보고, 체계적이고 세심하게 구성된 패키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전 건강검진 결과, 혈액 수치, 체중, 식사량, 행동 변화 등의 기록을 모아두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김 센터장은 "이러한 데이터들을 보호자가 스스로 쌓아나가는 습관이, 결국 반려동물의 건강을 가장 오래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건강검진 체크 포인트
○ 건강검진은 1년에 한 번, 노령기에는 6개월마다
○ 검사 전 8~12시간 공복 유지, 소변·대변 지참
○ 기본 구성은 문진·혈액·소변·엑스선·초음파
○ 나이·품종·생활환경에 따라 항목을 맞춤 설계
○ 간식 과다·비만은 모든 질환의 출발점
○ 평소 행동·식습관 변화를 수의사에게 상세히 전달
취재 김용준(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도움말 김윤지(SNU반려동물검진센터장).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국수의사 면허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내과 팀장을 지냈으며, 같은 병원의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했다. 현재 서울대학교가 설립한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센터장으로 재임 중이다.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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