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들고 전단지 쥐고 ‘오픈런’…이마트 광주점 ‘고래잇’에 득템 전쟁

정희윤 기자 2025. 11. 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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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할인에 가족 단위 분업 쇼핑도
육류 코너 순삭·안전 안내방송까지
치솟는 물가에 ‘생존형 쇼핑’ 확산
연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이마트의 초특가 행사 '고래잇 페스타'가 올해 마지막 회차를 맞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은 지난 29일 오전 9시 30분, 매장 영업 전부터 오픈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삼겹살, 목살이 반값인데 안 올 수가 없죠. 이젠 한 달에 한 번, 온 가족이 마트 총출동하는 연례행사가 됐어요."

연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이마트의 초특가 행사 '고래잇 페스타'가 올해 마지막 회차를 맞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반값에 가까운 육류 할인에 '살기 위한 소비' 심리가 더해지면서 지난 29일 이마트 광주점은 영업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서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매장 문이 열리기도 전 출입구는 장바구니와 행사 전단지를 들고 선 시민들로 가득했다. 영업 시작 안내 멘트가 흘러나오자 대기 인파는 일제히 매장으로 향했다. 카트 바퀴가 바닥을 긁는 소리, 사람들의 발걸음이 한데 섞인 가운데 매장에서는 "행사 상품은 충분히 준비돼 있으니 뛰지 말아 달라"는 안전 안내방송이 연이어 나왔다.
 
연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이마트의 초특가 행사 '고래잇 페스타'가 올해 마지막 회차를 맞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은 정육 코너 앞에 길게 늘어선 소비자들의 대기줄.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단연 정육 코너였다. "국내산 삼겹살·목살 100g 2천980원"이라는 직원의 안내와 함께 긴 줄이 금세 형성됐다. 진열대는 채워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비었고, 고객들 사이에서는 "여기요!", "이쪽이요!"라는 외침이 연달아 터졌다. 이처럼 고물가 속에서 체감 할인 폭이 큰 품목에 수요가 집중되는 '초단위 소진'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고객들은 가족 단위로 '분업 쇼핑'에 나섰다. 한 중년 부부는 "당신은 고기, 나는 달걀 !"이라며 서로 다른 코너로 흩어졌다. 근교 캠핑장에서 출발했다는 박정훈(45) 씨는 "1인 1팩이라 해서 자던 아들을 업고 나왔다"며 "캠핑장에서 고기파티를 할 생각에 부지런히 뛰어왔다"고 말했다.

두 대의 카트를 밀며 매장을 종횡무진한 김주현(42) 씨는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고래잇 페스타는 이제 우리 집 연례행사"라며 "빠르게 움직여야 원하는 제품을 담을 수 있어 카트 운전 요령까지 생겼다"고 웃었다.

'고래잇 페스타'는 이마트의 전략적 가격투자를 통해 장바구니 필수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초대형 할인 행사다. 삼겹살·목살·달걀·생수·과일 등 생활 필수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해 '실질 체감 할인'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해당 행사가 열릴 때마다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연말 핵심 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창립 32주년을 맞아 '빅 러브세일'이라는 테마를 더해 12월 10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으로 진행된다. 유통업계에서는 물가 부담 상승과 가계 실질소득 둔화로 할인 행사 체감 효과가 예년보다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이마트의 초특가 행사 '고래잇 페스타'가 올해 마지막 회차를 맞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은 분주하게 행사 품목을 담고 시민들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고객들 역시 단순히 '싸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 절감'이라는 절박함을 드러냈다.

40대 주부 김모 씨는 "고기 한 근 사려면 2만 원은 기본"이라며 "오늘은 아이들 고기 좀 먹이려고 일부러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한 70대 고객은 달걀 한 판을 고르며 "삼겹살 한 팩은 그냥 고기가 아니라 한 주 식탁과 한 달 가계부를 버티게 해주는 버팀목"이라며 "이런 날에 사놔야 마음이 좀 놓인다"라고 했다.

고물가와 생활비 압박이 겹치며 '가격이 곧 복지'로 이어지는 요즘, 이날 초특가 이벤트는 지역 소비자들의 '생존형 쇼핑' 행렬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장면이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선별적 소비, 필수 소비가 강화되면서 실질 체감 혜택을 제공하는 할인전에 소비자 유입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