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1000명 해친 '황'… 18개 원소에 얽힌 차별과 연대의 화학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4월, 메탄올 중독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진희씨가 숨졌다.
이를 테면 원소 '황' 챕터에선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1,000명이 죽거나 다친 원진레이온 사태를, '수은'에선 1988년 당시 15세였던 문송면 학생의 수은 중독 산재 사건을 환기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명희 '주기율표 아이러니'

올해 4월, 메탄올 중독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진희씨가 숨졌다. 향년 38세. 그는 20대 때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하청업체에서 파견 노동자로 일하던 중 산재를 입었다. 부품 절삭, 가공 공정을 담당하며 메탄올로 제품을 세척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장의 안전 관리 미흡으로 메탄올에 중독된 것이다. 시력을 잃었고 뇌병변으로 9년간 투병했다. 노동건강연대가 2016년 작성한 조사 보고서에 고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욕을 해도 돼요? 하, 웃음밖에 안 나온다 진짜. 왜, 우리나라는 왜 이럴까 진짜, 할 말이 없다 진짜."
신간 '주기율표 아이러니'는 유대계 이탈리아인 화학자 프리모 레비의 저서 '주기율표'의 오마주 격인 책이다. 사회의학자로, 공공병원에서 보건의료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가 레비의 '주기율표' 구성을 본떠 18개 원소에 얽힌 이야기를 원진레이온 방사 공장부터 아우슈비츠까지 넘나들며 꿰어나간다.
이를 테면 원소 '황' 챕터에선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1,000명이 죽거나 다친 원진레이온 사태를, '수은'에선 1988년 당시 15세였던 문송면 학생의 수은 중독 산재 사건을 환기한다. 국내 사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1996년 미국의 유연휘발유 금지 조치가 심각한 '납' 오염을 막으면서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 명의 조기 사망, 특히 12만5,000명의 어린이 사망을 예방했다는 사실을, 친환경 차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리튬'을 얻기 위해 매장된 장소의 수질과 환경을 황폐화시키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한다. '수소'의 기원과 특성은 황산 테러를 거쳐 젠더 폭력에까지 닿는다.
원소 이야기는 넓고 깊고 멀리 뻗어나간다. 아이오딘, 아르곤, 은, 셀레늄, 알루미늄, 질소 등을 통해 과학과 역사, 직업병과 감염병, 기술의 진보와 불평등을 다루는 솜씨가 탁월하다. 부제는 18개 원소로 써 내려간 차별과 연대의 화학식.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신천지를 '사이비'라고 했다고… 국민의힘, '친한' 김종혁 징계 재착수 | 한국일보
- '잘못한 대통령' 전두환도 제친 윤석열… '잘한 대통령' 1위는? | 한국일보
- 연체만 없으면 된다? 절반이 900점 넘는 '초고신용시대' 관리법은 다르다 | 한국일보
- "은행 200알 먹고 응급실"… 도로변 은행, 함부로 먹지 마세요 | 한국일보
- '설탕 범벅' 프렌치토스트… "본인은 드실 건가요" 리뷰 숨긴 사장님 | 한국일보
- 휴대폰으로 어머니 가격해 기절··· 이랬던 최중증 지훈씨가 달라졌다 | 한국일보
- [현장]삼성家 첫 장교 나왔다…'해군 소위' 아들 계급장 달아준 이재용 | 한국일보
- 결혼 앞두고 순직한 소방관, 생후 6개월 아기 실종…연이은 안타까운 사연 | 한국일보
- 김건희 "김혜경·김정숙 수사 왜 더디냐… 내 사건은 어떻게 되나" | 한국일보
- 청주서 실종된 50대 여성 살해·유기한 전 남자친구 구속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