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재개발 놓고 시끄러운 서울… ‘공청회만 35회’ 獨창고도시의 교훈
10년간 시민 워크숍-공모 수십회
‘보존-개발 균형’에 유네스코 호평
“꾸준한 대화와 투명한 절차 핵심”

이름 자체가 ‘창고 도시’란 뜻인 이곳은 과거 무역품을 보관하던 붉은 벽돌 창고들이 엘베강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독일에선 근대화를 상징하는 국가 유산으로 여겨진다.

이때 함부르크 당국이 보여준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은 실로 놀라웠다. 10여 년간 공청회 35회와 시민 워크숍 10여 회, 관련 공모 20여 회를 개최했다. 결국 2012년 문화유산 보존법을 개정해 ‘세계유산협약 준수 의무’를 도시계획 과정에 명시했다. 이듬해 경관 영향평가와 완충구역 모니터링 등의 절차도 의무화했다. 그 결과, 유네스코는 2015년 슈파이허슈타트를 세계유산에 등재하며 “개발이나 방치로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슈파이허슈타트의 사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宗廟) 맞은편 재개발 이슈로 갈등이 격화된 한국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뭣보다 이해당사자들이 적극적인 조율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개발의 균형을 맞췄기 때문이다. ‘꾸준한 사전 협의와 투명한 개발 절차’가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의 핵심이란 교훈도 준다.
싱가포르도 비슷한 노력을 통해 도시 경관의 조화를 이뤄냈다. 1990년대부터 치밀한 협의와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보존지구인 차이나타운과 인근 초고층 금융지구가 어우러지도록 만들었다.
방법은 간명하면서도 명확하다. 먼저 중장기 개발 계획은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 주관 아래 계획 초안을 시민에게 전시한다. 이후 의견을 수렴해서 지역 상인과 개발 업체, 전문가 등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절차를 여러 차례 반복한다.
캐나다 밴쿠버도 참고할 만하다. 도시와 맞닿은 산맥과 바다 보존을 위해 개발 계획을 꾸준히 관리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 아닌데도, 핵심 경관이자 민족적 상징으로 여기고 보존에 힘쓴다. 한 세계유산 전문가는 “도심 개발 시 ‘생태 경관 영향평가’를 의무화해 도시 발전을 경관 보존과 발맞춘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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