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YS 제명’ 운운한 장동혁, 추경호가 민주투사라도 되나

2025. 11. 27. 18: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2·3 내란과 관련해 여당이던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 심판대에 서는 첫 사례로, 서울중앙지법은 다음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어 추 의원의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군경의 봉쇄를 뚫고 국회로 속속 집결했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도 국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같은 취지로 수차례 지시했다.

그러나 원내대표이던 추 의원은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에서 여의도 중앙당사로, 당사에서 국회로, 국회에서 당사로 세 차례나 변경했다. 그사이 윤석열, 한덕수 전 국무총리,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통화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표결에 참여한 건 18명에 불과했다. 추 의원은 국회 봉쇄 상황에 맞춰 의총 장소를 변경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조은석 내란 특검은 윤석열 지시를 받은 추 의원이 표결을 방해하려 했고 도주·증거인멸 우려도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 의원이 윤석열 지시를 받아 국회 표결을 고의로 방해하려 했는지는 법원이 엄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특검 주장이 맞다면 여당 원내사령탑이 국회의 헌법적 역할·권한과 의회민주주의를 스스로 부정한 중대 범죄라 아니할 수 없다. 추 의원이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갈지자 행보를 보였고, 그로 인해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표결에 불참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것만으로도 국민의힘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정상이다.

그런데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영삼 국회의원 제명은 1987년 민주화로 이어지는 거대한 역사의 출발점이었다. 그 나비효과는 대한민국 역사를 바꿔놨다”며 “46년 전과 똑같은 나비효과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추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1979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직 제명에 빗댄 것이다. 이런 견강부회가 없다. 국가와 민주주의의 존망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간에 제 역할을 방기한 추 의원이 무슨 민주투사라도 되나. 박정희 유신독재 폭압에 맞서다 의원직을 잃은 김 전 대통령과 윤석열의 내란과 독재정권 수립에 부역하려 한 혐의를 받는 추 의원을 어떻게 동렬에 놓나.

국민의힘은 12·3 내란이 발생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제대로 된 사죄와 쇄신은커녕 ‘윤어게인’ 세력과 손을 맞잡으려 역주행하고 있다. 장 대표 발언이 이 당의 참담한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