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해선 선거 못 이겨”…당내 계엄 사과 요구 뭉개는 국힘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에선 지도부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원들 요구가 거세지만, 장외집회에선 “사과해선 이길 수 없다”는 지도부 발언이 나오는 등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에 이어 3선 의원들과 함께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지도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의원들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주 재선 의원들도 장동혁 대표를 만나 같은 취지의 의견을 전한 바 있다.
4선인 이종배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을 만나 “(비상계엄) 사과와 관련된 얘기도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좋을지, 또 (사과를) 안 하는 게 좋을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고 했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당 소속 의원 107명 전원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한 3선 의원은 “의원 전체가 사과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민주당에게 (내란몰이) 빌미를 줄 수 있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사과를 하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이 감사원장을 탄핵하는 등 ‘반헌법적’ 행위를 한 것이 비상계엄을 유발한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필요성도 거듭 언급됐다고 한다. 다만 ‘이미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 마당에 어떻게 더 절연을 할 수 있겠느냐’는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는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을 장동혁 대표가 지난달 면회한 것, “우리가 황교안”이라는 장 대표 발언에 대한 비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서 송 원내대표는 주로 의원들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이어진 현안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사과해야 한다는 의원들 지적이 나온다’는 기자들 물음에 송 원내대표는 “저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여러 얘기를 듣고 있다는 점만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의원들 의견과 달리 장외집회에서는 ‘사과 무용론’이 터져나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민생회복과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이재명 정권이 자유와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고 관세협상으로 대한민국을 위기에 몰아넣는데 막지 못하고 있어 죄송하다. 이거 외에 사과할 게 있나. 사과해서 (선거를) 이길 수 없다”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도 “고개를 숙이면 목을 부러뜨리는 게 민주당”이라며 여전히 강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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