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각지대 발굴부터 소송까지···지원 넓혀가는 서울노동권익센터

류인하 기자 2025. 11. 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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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까지 법률상담만 4900여건 진행
공인노무사·변호사 81명이 노동권리보호관 활동
플랫폼 프리랜서 대금청구소송 등도 활발히 수행
서울 영등포구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근무하는 비상근 노무사 A씨가 지난 20일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은 노동자와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 류인하 기자

전화기 벨소리가 울리자 서울노동권익센터 비상근 노무사 A씨가 수화기를 들었다. 그는 경력 12년 차 베테랑 노무사다. 전화를 건 사람은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은 노동자였다. 통화는 약 17분가량 이어졌다. 그는 “상담과정에서 법률구제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권리구제 지원 절차도 안내한다”고 말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에는 상근 노무사 1명·비상근 노무사 1명이 매일 온라인 법률상담을 진행한다. 25일 기준 올해 1~11월까지 온라인·전화 등 법률상담만 4900여 건을 진행했다. 상담은 전화통화 뿐만 아니라 화상통화, 온라인 게시물 상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면상담도 끊이지 않는다.

법률상담은 권익센터의 가장 주된 업무 중 하나이지만 이곳에서는 노동자와 관련한 사실상 모든 업무가 이뤄진다.

취약노동자 지원사업부터 심리치유사업, 찾아가는 노동교육을 비롯해 최근 큰 주목을 받는 서울 프리랜서 안심결제 사업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혹서기·혹한기에 특히 힘든 이동노동자를 위한 ‘휴서울이동노동자쉼터’ 지원사업도 이곳의 상시사업 중 하나다.

이곳의 가장 특화 분야는 상담에서부터 소송수행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서울시 노동권리보호관 제도’다. 노동분야에 특화된 일종의 ‘국선 노무사·변호인’제도로,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행 중이다. 현재 공인노무사 71명·변호사 10명 등 81명이 노동권리보호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기호 법률지원팀 팀장은 “상담과정에서 권리구제가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센터 차원에서 권리구제 요건이 되는지 파악한 뒤 보호관들에게 사건 매칭을 해주면 보호관이 진정서 및 이유서 작성, 소송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의 노동권익 침해사건 심층 지원 건수는 연평균 150건 안팎에 달한다.

노동권리보호관 제도는 노동 사각지대에 있는 플랫폼 프리랜서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 팀장은 “플랫폼 프리랜서는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임금체불이 발생하면 임금이 아닌 대금을 받아내야 한다”며 “하지만 실제 노동형태를 살펴보면 임금의 성격이 짙은 경우가 많다. 그러면 센터는 이를 임금으로 보고 실질적인 권리구제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리구제절차에 들어가면 노동권리보호관(변호사)은 플랫폼 노동자 등을 대신해 전자소송 및 전자가압류 등을 수행한다. 지난해 처음 지원을 시작한 플랫폼 프리랜서 미수금 청구소송 수행건수는 누적 57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 팀장은 “전국의 노동권익센터 가운데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에 대해 민사소송을 지원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상담도 권익센터의 주요 지원사업 중 하나다. 직장 내 괴롭힘도 권리구제가 필요하면 보호관 연계 및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진정절차까지 모두 수행한다.

센터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예방활동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올해 1~10월에만 105개 중소사업장을 찾아 노무관리 무료 컨설팅을 진행했다.

임승운 서울노동권익센터장은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서울시민 누구나 일터에서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반”이라며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취약 노동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 활동뿐만 아니라 정보·서비스 개선에도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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