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도시 JDC 땅 제주도 무상양수 ‘제동’…도의회 “이제야? 갑자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토지를 무상 양도받겠다는 제주도의 계획이 좌초됐다. 제주도의회는 "왜 제주도가 다 떠안느냐"고 질타하면서 안건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박호형)는 24일 제444회 2차 정례회 중 3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가 제출한 '2026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제주영어교육도시 공공청사용지 무상양수)' 동의안을 부결했다.
안건은 JDC가 보유한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2개 필지 7617.2㎡ 규모의 토지를 제주도가 무상으로 양도받는 내용이다. 영어교육도시 조성을 명분으로 제주도가 JDC에 무상양여한 땅 중 일부를 제주도가 되돌려 받아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영어교육도시 내 주민등록 인구는 4580명 수준임에도 학생과 교직원 등을 포함한 생활인구가 1만1667명(추산)이나 돼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제주도는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에 약 3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역대 최대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재정여건이 좋지 않아 전액 지방비 투입은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의힘 소속 이남근 의원(비례대표)이 "JDC가 해야할 일을 제주도가 왜 떠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JDC는 영어교육도시 개발을 명분으로 헐값에 땅을 가져갔다. 제주 발전에 공헌한 부분도 있지만, 이제 와서 커뮤니티센터를 지어달라고 땅을 제주도에 내놓는 상황이 말이 되느냐. 추산 생활인구가 명분인데, 주민등록 인구 1만명이 넘는 제주시 삼양동에도 커뮤니티센터가 없다. 형평성에 맞느냐"고 꼬집었다.
이경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도 "지역민들이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을 원한다고 하는데, 최소한 제주도는 어떤 편의시설을 갖출지 계획은 세워야 한다. 수영부터 필라테스, 헬스장 등 일반 도민들이 하지 못하는 편의시설을 요구한다면 모두 들어줄 것인가. 시설 유지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송창권 의원(민주당, 외도·이호·도두동)은 "실제로 JDC가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짓기 위해 애를 썼는지조차 의문"이라며 "국토부가 (문화시설 등은) 지자체 고유 사무라서 예산 편성이 어렵다고 한 적은 있다. JDC는 다르다. 영어교육도시 조성을 위해 JDC에 내놓은 땅이 200만㎡에 이른다. JDC가 영어교육도시 토지를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제주도 차원에서 환수하는 것은 어떻느냐"며 평소 JDC가 제주도에 관심이 없다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김경미 의원(민주당, 삼양·봉개동)은 "JDC에게 제주도민 환원에 대한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영어교육도시나 제주첨단과학단지에도 (도민 환원 사업) 인프라를 조성하게끔 돼 있다. 복합커뮤니티센터도 도민 환원 사업에 포함된 부분"이라며 "무상 토지 양수 문제가 아니라 JDC 차원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호형 위원장(민주당, 일도2동)도 "마치 JDC가 도민에게 아량을 베푸는 것처럼 보여 불편한 마음이 있다. 영어교육도시가 필요하다는 목적으로 서로 계약을 맺었다. 서로의 역할이 중요한데, JDC의 역할이 미진한 부분이 있다. JDC가 제주도에 땅을 넘기면 앞으로 JDC 역할은 없다. 서로 협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토지 무상양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의원 질타에 JDC 천구 교육문화처장은 "JDC는 개발사업자 개념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공공부문까지 역할을 하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기대에 비해 저희가 충분히 부합하지 못한 부분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행자위는 정회 끝에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JDC 토지 무상양수 안건을 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