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장편소설로 돌아온 이영도 "장편은 단편 쓸 시간 없는 작가가 쓰는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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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두드리는 것이 재미있어서 계속 두드리고 있습니다."
7년 만에 새 장편소설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을 펴낸 한국 판타지 문학의 거장 이영도(53) 작가가 전한 출간 소회다.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의 무대는 할라도 백작 눌드 레초의 별장인 '오소리 옷장'이다.
4년 전 이곳에 초청받은 인기 작가 어스탐 로우는 괴한의 습격에 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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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탐 경의 임사전언' 출간

"아직 두드리는 것이 재미있어서 계속 두드리고 있습니다."
7년 만에 새 장편소설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을 펴낸 한국 판타지 문학의 거장 이영도(53) 작가가 전한 출간 소회다. 1997년 키보드를 두드려 PC통신 하이텔에 '드래곤 라자'를 연재한 이래 그는 줄곧 소설 집필을 '두드린다'고 표현해 왔다. 이번 작품에는 2013년 출간한 '더스번 칼파랑과 사란디테 시리즈' 속 인물이 다시 등장한다. 카쉬냅의 백작 더스번 칼파랑과 미네골 숲의 늑대 인간 사란디테다.
이 작가는 최근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 사람들 이야기는 생각나면 두드리면서 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올해 초 출판사 황금가지로부터 단편소설 청탁을 받은 그는 두 달도 채 안 돼 32만 자에 달하는 이 장편 원고를 대신 보냈다. "장편은 단편을 쓸 시간이 없는 작가가 쓰는 거"(9쪽)라면서.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의 무대는 할라도 백작 눌드 레초의 별장인 '오소리 옷장'이다. 4년 전 이곳에 초청받은 인기 작가 어스탐 로우는 괴한의 습격에 살해된다. 이후 죽었으나 죽지 않은 몸으로 자신을 죽인 범인을 밝히는 임사전언(다잉 메시지)을 대하소설로 써 내려간다. 소설이 마무리될 무렵, 어스탐의 유산관리인인 더스번과 사란디테가 진범 찾기에 나선다.

소설 속 판타지 세계에는 추리와 미스터리 요소가 녹아 있다. 장광설을 풀어놓으면서도 말맛이 살아 있는 이영도표 필력과 읽을수록 깊이 빠져드는 흡입력도 그대로다. 다만 곳곳에 배치된 낯선 인명과 지명 탓에 속도를 내 읽기 어려울 수 있다. 부러 의도한 걸까.
이 작가는 "이야기에 어울리는 적절한 배경을 만들겠다는 의도이지 독자가 읽기 힘들게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앞뒤를 알지 못한다 해도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 장면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등장인물을 보면 '이건 일본문학 번역본인가'하고 생각하게 되듯 문화적 배경이 달라지면 표현 역시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익숙지 않은 고유명사 등은 소설 속 세계를 그럴듯하게 만드는 문학적 장치라는 의미다. 일단 "이해가 잘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그냥 쭉 넘어가며 읽어보라"는 게 소설을 편집한 김준혁 황금가지 주간의 귀띔이다. 대여섯 번 소설을 읽었다는 그는 "일단 끝까지 읽고 나서 다시 읽을 마음이 생겨 다시 봤을 때 훨씬 더 재밌다"고 했다.
이 작가는 작품 내용이나 의도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창작자는 창작물로 말하겠다고 나선 사람인데 왜 창작자한테 말을 시키는 건지 모르겠어요.", "자기 농담을 자기가 설명하게 되면 실패" 같은 소설 속 대사를 통해 그의 의중을 짐작해 볼 따름이다. 그는 "내가 독자일 때 '내 돈을 지불하고 산 책은 내 책'이고 그건 내 마음대로 읽고 해석해야 한다"며 "글쟁이로서 내 글의 독자에게 내가 관여하려 한다면 이율배반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30년 가까이 계속 써온 그는 밀리언셀러 '드래곤 라자'부터 전 세계 17개 언어권에 수출된 '눈물을 마시는 새'(2002)와 후속작인 '피를 마시는 새'(2005), '퓨처 워커'(1999), '폴라리스 랩소디'(2000)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 판타지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문작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여러분 마음대로 하시라"고 답했다. "제게 가장 중요한 건 두드리는 일이지 그 결과물은 아닙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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