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군국주의 국가”…중국, 다카이치 발언 두고 전방위 여론전

중국과 일본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여론 공방을 이어가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주일 중국대사관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일본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군국주의 국가’라고 규정하며 “유엔 헌장에는 ‘적국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항에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파시즘·군국주의 국가가 다시 침략 정책을 향한 어떤 행동을 취할 경우 중국·프랑스·미국 등 유엔 창설국은 안전보장이사회 허가 없이 직접 군사 행동을 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대만의 유사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한다면, 중국이 직접 무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며 일본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필리핀 중국대사관도 엑스 계정에 다카이치 총리가 평화헌법을 불태우고 군국주의를 부활시킨다는 내용의 그림을 올리며 “대만 해협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무모한 발언”이라며 이 경우 중국은 반드시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논평에서 “정치적 사리사욕을 위한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언행은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멸망하게 되는 위험한 국면으로 일본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소위 ‘존망의 위기’를 과장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군사적 규제를 풀고 개헌과 군비확장을 추진하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무성은 반박에 나섰다. 중국이 일본 여행 자제령 근거로 제시한 치안 악화는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을 전날 누리집에 올렸다. 외무성은 “중국이 올해 일본에서 중국 국적자에 대한 범죄가 자주 발생해 안전 우려가 고조됐다고 언급했지만, 그러한 지적은 합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외무성이 제시한 일본 내 중국인 대상 범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대상 살인 사건건수는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15건이었지만, 올해는 1~10월 7건이었다. 강도 건수는 2023년 31건, 2024년 27건이었고, 올해 1~10월은 21건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의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신체와 생명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초래됐다”는 주장에 대해 통계로 반박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중단한 데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할 때까지 추가 보복 조치를 내놓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일본은 대만에 관한 기존 입장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면서도 발언 철회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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