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후폭풍… 중·일 ‘역사전쟁’ 격화
日 “억지 주장” 반박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 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양국이 역사 문제까지 꺼내며 여론전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주일 중국대사관은 지난 21일 SNS '엑스(X)'에 글을 올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군국주의 국가"라고 규정했다.
이어 유엔 헌장에 있는 '적국 조항'을 언급하며 "과거 파시즘·군국주의 국가였던 일본이 다시 침략 행동을 취할 경우 중국 등 유엔 창설국은 안보리 승인 없이 군사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이 대만 유사시를 이유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중국이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은근히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교도통신은 적국 조항 자체에 특정 국가명이 명시돼 있지 않으며, 1995년 유엔총회에서 삭제 결의가 채택됐고 일본 정부도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 역시 엑스 계정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한 '군국주의 부활' 풍자 만화를 게시하며 공세에 동참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연일 강한 논조로 일본을 비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언행은 일본을 '호전적이면 반드시 멸망한다'는 위험한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개헌과 군비확장을 위한 구실 만들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일본도 반격에 나섰다. 일본 외무성은 중국이 발표한 '치안 악화' 여행자제령 근거가 사실과 다르다며 자체 통계를 공개했다.
일본 내 중국인 대상 범죄는 △살인 2023·2024년 각 15건 → 올해(10월까지) 7건 △강도 2023년 31건 → 올해 21건으로, 중국 정부 주장과 달리 증가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가 있을 때까지 추가 보복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일본행 항공편 감편과 일본산 수산물 추가 수입 제한 조치를 시행한 상태다.
일본 정부는 "대만 관련 기존 방침은 변함없다"면서도 발언 철회 요구는 거부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면 신중히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총리 발언을 번복할 뜻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가 G20 정상회의에서 접촉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언론은 비공식 접촉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중국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항공사들의 일본행 노선 감편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동방항공은 다음 달부터 청두∼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우한∼오사카 노선도 감편할 계획이다. 쓰촨항공도 같은 달 감편을 예정하는 등 양국 교류에도 직접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