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語 글월 文] 짜장면·자장면 모두 표준어…마실(마을)·잎새(잎사귀)도
‘꼬시다’ ‘개기다’ 표준어지만 속된 말
‘애기’는 동식물 이름에 쓸 때만 인정

고추 줄기는 고춧대, 옥수수 줄기는 옥수숫대. 그렇다면 토란 줄기는? 15년 전만 해도 ‘토란대’라고 하면 오답이었다. 토란대가 표준어가 된 것은 2011년 8월22일 국어심의회 전체 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면서다.
당시 표준어가 된 말은 모두 39개다. 간지럽히다(그전에는 ‘간질이다’만 표준어, 이하 동일), 맨날(만날), 복숭아뼈(복사뼈), 묫자리(묏자리),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등은 기존 표준어와 뜻이 같은 복수 표준어로 인정됐다. 개발새발(괴발개발), 나래(날개), 내음(냄새), 뜨락(뜰), 먹거리(먹을거리), 메꾸다(메우다), 손주(손자), 연신(연방), 오손도손(오순도순), 찌뿌둥하다(찌뿌듯하다) 등은 의미나 어감이 달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예다.
이때 표준어로 인정되며 많은 사람에게 후련함을 안겨준 말이 ‘ 짜장면’이다. 그전까진 ‘ 자장면’만 표준어로 인정됐고, 사람들은 “짜장면을 자장면이라 하니 맛없게 느껴진다”거나 “그럴 거면 짬뽕도 잠봉이라 하지 그러냐”며 답답해했다. ‘자장면’을 표준어로 정한 이유가 없지 않지만 언어 현실과 너무도 동떨어졌던 것.
이후로도 국어심의회를 통해 표준어가 된 말이 많다. 2014년엔 구안와사(구안괘사), 삐지다(삐치다), 개기다(개개다), 꼬시다(꾀다), 놀잇감(장난감), 딴지(딴죽), 허접하다(허접스럽다) 등 13개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당당히 올랐다. 단, ‘꼬시다’와 ‘개기다’는 표준어이긴 하나 속된 말임을 명심하자.
이듬해엔 마실(마을), 이쁘다(예쁘다), 찰지다(차지다), 잎새(잎사귀), 푸르르다(푸르다) 등과 함께 노랗네(노라네)·동그랗네(동그라네)나 말아요(마요)·말아라(마라) 같은 활용도 표준형으로 인정됐다. 2016년엔 걸판지다(거방지다), 까탈스럽다(까다롭다), 실뭉치(실몽당이), 주책이다(주책없다) 등이 표준어 목록에 올랐다.
이후 10년 가까이 표준어 인정 소식이 없다. 후보 단어를 꼽자면 뭐가 있을까? 언뜻 떠오르는 말은 “마음 한켠에 묻어두고” 할 때 켠(편)과 “애기야∼” 할 때 애기(아기)다. ‘뜰’과 ‘뜨락’이 그렇듯 ‘편’과 ‘켠’도 어감이 다르다. ‘애기’는 단독으로는 비표준어지만 애기골풀·애기나리·애기나방·애기딸기·애기물방개·애기박쥐 등에서 보듯 동식물 이름에 널리 쓰이며 모두 표준어다.
끝으로 퀴즈 하나. 그렇다면 예전엔 토란대 말고 뭐가 표준어였을까? 정답은 ‘고운대’다. 내가 토란이라면 깜짝 놀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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