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 정상회담장으로 부활... 피 말린 전화위복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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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를 세계에 알린 것이다. APEC 기간 엑스포공원에 조성된 경제전시장과 K-테크쇼케이스에는 1만4,000명의 경제인들이 다녀갔다. 몽골과 탄소감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배트남 르엉 끄엉 주석과 새마을 세계화방안을 논의했으며, 캐나다 퀘백주와는 AI·에너지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경북을 세일즈했다. 신라금관특별전시전과 보문 멀티미디어쇼, 한복패션쇼 등을 개최해 경주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정상회의 만찬에는 경주의 천년한우와 경주콩으로 만든 순두부탕이 올랐고, 시진핑 주석의 찬사 덕분에 황남빵은 K-푸드 최고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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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80여 회 협의, 100여 회 현장 점검
중앙·지방정부 완벽한 팀플레이 협력모델
도지사 46일간 경주 '현장 도지사실' 운영
9월에 일주일 넘게 장대비... 아찔한 순간
천년미소관서 한미 한중 정상회담 "보람"
가장 한국적인 경주, 세계에 알려 "뿌듯"
경제·문화·평화 분야서 10개 사후 과제
백서 발간 후 내년 8월쯤 조직 해산 예정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관세전쟁의 최대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났고, 이재명 대통령도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치르면서 전세계 시선이 경주로 쏠렸다. 모두의 뜨거운 관심과 지원으로 만들어낸 외교의 금자탑이지만 1년 안팎 휴가도, 명절 연휴도 반납하고 경주 현장에서 행사를 준비한 인물이 있다. 김상철(55) 경북도 APEC 준비지원단장으로부터 행사의 전반적인 얘기를 들었다.

-APEC 준비과정은 어땠나.
"지난해 6월에야 개최도시가 경주로 결정됐다. 부족한 준비기간과 국정혼란에 따른 중앙리더십 부재, 늦은 준비계획 확정과 국비 투입으로 힘들었다. 예비비를 투입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추후 확인 과정을 거치면서 정부와 80여 차례 협의하고, 100여 차례 현장을 점검했다. 주요 행사 인프라 시설 구축과 35개의 정상급 숙소(PRS) 확보, 세계 수준의 서비스를 위해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못했다."
-국무총리가 10회나 경주를 사전방문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완벽한 팀플레이 협력모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는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국비 확보, 여야 폭넓은 지지속에 APEC 지원 특별법 제정 등에 힘을 쏟았고, 지방은 수송, 교통, 시가지 정비, 숙박, 의료 등 현장 총괄 업무를 맡았다."

-현장 업무도 빠듯했을 것 같다.
"인구 25만 명의 지방도시 경주가 짧은 기간에 대규모 국제행사를 준비하는데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당초 로드맵에 따라 차례로 결과물을 완성했다. 경북도와 경주시 지원 조례 제정, 예비비 선제투입 및 기본 실시설계를 통해 정상회의장과 국제미디어센터 등 인프라 구축, 경제 및 문화 APEC을 위한 콘텐츠 개발, 시민참여확대 등에 집중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46일간 경주에 머물며 '현장 도지사실'을 통해 1,000개의 체크리스트를 직접 챙겼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세심하게 준비한 덕분에 단 300일만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만들어냈다."
-행사 준비 중 아찔했던 순간은.
"행사를 앞둔 9월에 일주일 넘게 장대비가 내리면서 막바지 인프라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을 때는 심장이 타들어갔다. 새만금잼버리 대회의 실패가 반복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APEC에서 가장 보람있었던 한 순간을 꼽아달라.
"많은 순간이 있지만 하나를 꼽자면 국립경주박물관의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CEO 서밋 연설에서 '역사적인 도시 경주는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냈고, 정상회의 선물로 받은 신라 금관을 '백악관 박물관 제일 앞줄에 전시하라'고 한 것은 인구에 회자됐다."
-박물관의 천년미소관이 정상회담장으로 부활했다.
"당초 올 1월에 만찬장으로 경주박물관이 낙점됐으나 설계와 발굴조사 때문에 6월에야 공사를 시작해 9월 중순에 가문비나무로 전통 한옥양식의 천년미소관을 완공했다. 이곳에는 225명이 들어갈 수 있는데 참석자 수요가 늘면서 만찬장이 라한셀렉트 호텔로 교체됐다. 60억 원의 공사비가 낭비됐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경북도는 긴급히 정상회담 장소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고,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역사적 장소로 탈바꿈하게 됐다. 전화위복의 드라마다. 다음달 14일 종료 예정인 박물관의 신라금관 전시회도 내년 2월22일까지 연장됐다."
-경북의 성과만 따로 말한다면.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를 세계에 알린 것이다. APEC 기간 엑스포공원에 조성된 경제전시장과 K-테크쇼케이스에는 1만4,000명의 경제인들이 다녀갔다. 몽골과 탄소감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배트남 르엉 끄엉 주석과 새마을 세계화방안을 논의했으며, 캐나다 퀘백주와는 AI·에너지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경북을 세일즈했다. 신라금관특별전시전과 보문 멀티미디어쇼, 한복패션쇼 등을 개최해 경주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정상회의 만찬에는 경주의 천년한우와 경주콩으로 만든 순두부탕이 올랐고, 시진핑 주석의 찬사 덕분에 황남빵은 K-푸드 최고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보문단지의 보안 및 교통통제가 심했다는 외신들의 지적도 있었다.
"국제행사의 기본지침을 준수했기 때문에 정상들의 이동시간에는 진공상태가 불가피했다. 저도 3차례나 2시간씩 외부이동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열린 경호' 기조아래 평상시에는 보문로를 제외하고는 비표 발급을 통해 시민들의 통행을 완화했다. 불편을 잘 참아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포스트 APEC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경제와 문화, 평화 3대 분야에서 10개 과제를 추진하게 된다. 경주 CEO 서밋 창설, APEC 퓨처 스퀘어 건립, 경북 AI 새마을 운동 전개, 세계경주포럼 개최, APEC 문화전당 건립, 보문단지 리노베이션, APEC 개최도시 연합 협의체 구축, APEC 글로벌 인구협력위원회 창설, 신라통일평화정원 조성, 남부권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건립 등이다."
-준비지원단은 향후 어떻게 운영되나.
"조직과 인력은 축소되겠지만 APEC 파급효과 분석과 인프라 및 프로그램 정산, 이관, APEC 전과정을 기록해 향후 국제행사 개최시 참고할 수 있는 백서를 발간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제작하게 된다. 내년 8월 해산할 예정이다."
●약력 △성광고, 영남대 사회학과 △경북도 정책기획관 △구미 부시장 △경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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