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농업 현장] 관수·미세살수 원격제어…병해충은 AI가 알려줘 | 디지털농업

김산들 2025. 1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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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 11월호 기사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노지 과수를 대상으로 다축형·밀식재배 등 평면 형태의 과원을 조성해 기계화를 촉진하고, 재해 예방시설을 확충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안정적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스마트 과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시설3 냉해·고온에 즉각 대응하는 '미세살수시스템' 이곳 스마트 과원에는 여러 종류의 노즐이 설치돼 있다.

이를 포함한 과원의 모든 스마트 시설은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합 운영되며 AI 분석을 통해 농업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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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사과 스마트 과수원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11월호 기사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노지 과수를 대상으로 다축형·밀식재배 등 평면 형태의 과원을 조성해 기계화를 촉진하고, 재해 예방시설을 확충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안정적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스마트 과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실현한 경북 포항의 사과 과원에 다녀왔다.
경북 포항시 북구 일대는 지난해 기준 330여 농가가 300여㏊ 규모로 사과를 재배하는 지역이다. 재배가 계속 늘고 있으며 새로운 시설에 관심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포항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전국 4곳의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농장주 강태웅 씨(45)는 아버지에 이어 사과 농사를 지으며 과원 스마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노지 과수에 적용한 경북 포항의 사과 농업인 강태웅 씨.

강씨는 “아버지가 15년간 농사를 지으셨는데도 사과 과원 인수인계를 받으려니 수치화된 매뉴얼이 없었다”며 “과원 면적이 5㏊라 1회당 방제에 수백만 원이 들고, 방제 횟수도 연간 10회 이상 돼 많은 생산비가 드는데도 경험에 의존해 관리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에서 13년간 전산 시스템을 담당한 경험으로 과원 데이터를 체계화하기로 했고 방법을 찾다가 농식품부의 공모사업에 지원했다”며 “최종 선정돼 1.6㏊를 스마트 과원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시설1 원격·부분 제어 ‘관수관리시스템’
스마트 과원에 설치한 핵심시설 중 하나는 원격제어 관수관리시스템이다. 이전에 강씨는 미세살수와 점적호스를 상황에 따라 선택해 활용하며 과원에 물을 공급했다. 이때 물 공급량은 단위면적당 또는 나무 한 그루당 몇 ℓ를 기준으로 하기보단 ‘점적호스로 3시간’ ‘미세살수 2시간’ 이런 식이었다. 여기에 관수관리시스템을 설치하면서 공급장치에 맞는 효과적인 관수법, 정확한 관수량 확인 등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을 통해 과원을 확인하고 원격제어로 관수한다.

예를 들어 점적호스로 관수할 때는 물을 30분 준 뒤 30분 끊었다가 다시 30분을 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식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물이 토양 깊이 흡수되지 못한다고 한다. 강씨는 “시스템 도입 전에는 사질토를 기준으로 3~4일마다 4~5시간 관수하고 구역별 물 공급과 중단을 수동밸브로 조절했다”며 “도입 후에는 유량계를 써서 나무 한 그루에 시간당 몇 ℓ의 물이 투입되는지 정확히 파악하게 됐고 이를 분석해 시기별·날씨별로 맞춤 관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격제어도 편리해진 부분이다. 과원에 있지 않고, 해당 구역에 직접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구역별로 물 공급과 중단이 가능해졌다. 급수밸브를 자동으로 변경하고 원하는 시간을 설정해 관수가 가능해졌으며 유량 관수 후 자동 종료도 할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면 측정 센서값을 바탕으로 관수량 결정 후 관수를 진행하는 정밀 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스마트 시설2 AI가 진단하고 알려주는 ‘병해충예측시스템’
과원에는 병해충예측시스템도 설치됐다. 온도·일사량·강우량 같은 데이터를 모아 인공지능(AI)이 병해충 발생 가능성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강씨는 “이전에는 지역과 품종을 기준으로 한 방제력이나 주변 농가의 방제 일정에 따라 병해충 약제를 살포하는 식이었다”며 “농가가 개별 환경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하는 게 쉽지 않고 이를 분석해 병해충 발생을 예측하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병해충예측시스템에 필요한 정보 수집 측정 센서.

이어 “시스템을 설치한 4월부터 온도와 일사량·강우량 등 일별·시간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특정 일자의 병해충 발생 데이터도 입력해 활용 중”이라며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해충 발생 무렵의 기후 조건을 분석하면 이후 비슷한 기후 조건이 계속될 때 발생 가능성을 통보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데이터는 그의 과원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이 농장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병해충 발생이 예상될 때 비슷한 환경 조건의 주변 농가에도 알림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사과 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가 지역 특화작목인 사과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안정적 생산체계를 마련하는 중으로, 스마트 과원 데이터와 병해충예측시스템 등을 지역 전체가 활용하는 스마트 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시설3 냉해·고온에 즉각 대응하는 ‘미세살수시스템’
이곳 스마트 과원에는 여러 종류의 노즐이 설치돼 있다. 이상기후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미세살수시스템에 쓰이는 것들이다. 이를 활용해 냉해를 예방할 때나 고온기에 자동으로 물을 뿌려 과원의 온도를 조절한다. 현재 과수 재배에서는 봄철 냉해와 한여름 고온에 따른 피해가 큰데, 개화기 전후로 저온이 예상될 때와 장기간 고온이 계속될 때 미세살수를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나무 주변만 집중적으로 미세살수하는 장치.

현재 설치된 노즐은 나무 바로 위에 설치된 것도 있고 나무가 없는 자리에 띄엄띄엄 설치된 것도 있다. 각각의 특징이 다르며 기상 상황에 맞춰 활용한다. 그는 “나무 바로 위에 설치한 노즐은 이탈리아 제품으로 한 개당 6000원 정도로 고가이지만 분무 입자가 곱고 시간당 물 35ℓ를 나무 주변에 집중적으로 살수할 수 있다”며 “중간에 설치한 노즐은 넓은 반경에 미세살수하는 장치인데 한 개당 140원으로 저렴하고 주로 여름철 과원 전체의 온도를 낮출 때 활용한다”고 말했다.

미세살수시스템 가동의 판단 기준이 되는 건 과원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 측정한 기상 정보다. 여러 항목의 측정 센서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미세살수 여부를 판단해 농장주에게 알려준다. 이를 포함한 과원의 모든 스마트 시설은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합 운영되며 AI 분석을 통해 농업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농장주, 로봇이 일하는 무인 농장 조성 목표
포항시는 지난 9월 26일 이곳에서 ‘과수 분야 노지 스마트팜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은 “노지 과수 스마트팜은 단순한 시설 구축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농업혁신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농업 정책을 추진해 지역의 과수 농업인이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농장주 강씨의 최종 목표도 자동화 시설을 기반으로 로봇이 일하는 무인 과원이다. 사과 재배 데이터를 쌓아 정밀 관리를 실현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로봇이 주요 농작업을 맡는 농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그는 “단계적으로 농작업 로봇을 도입할 예정으로, 제초로봇부터 관련 업체와 협의하며 과원에서 주행 및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이 끝나면 운반로봇과 방제로봇을 도입해 연간 수차례 이뤄지는 작업을 대신하게 하고, 최종적으로는 착색과 당도를 측정해 로봇팔이 수확하는 수확로봇도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김산들 | 사진 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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